에어컨 신제품서 양사 전략 극명한 차이완전 분리 수동 세척 삼성 '무풍에어컨''필터 클린봇' 기반 자동관리 판 키운 LG '휘센'작년 건조기 사태 영향… 올 가전사업 희비 변수
  • ▲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컨 상품기획 담당자가 2020년형 '무풍에어컨'의 '이지케어'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에어컨 상품기획 담당자가 2020년형 '무풍에어컨'의 '이지케어'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 가전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의류건조기 사태 이후 가전 관리 방식을 두고 완전히 다른 노선을 택해 눈길을 끈다. 삼성은 사용자가 수동으로 가전을 관리하는 방식을, LG는 다양한 자동청소 방식을 추구하는 전략이 더욱 굳건해진 모습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처음으로 출시하는 가전인 '에어컨'에서 양사의 가전 '관리 기술'을 두고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지난해 LG전자의 건조기 일부 제품에서 가동되는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을 두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해당 문제를 수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가전 관리 방법 자체가 사업에서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선 지난 15일 2020년형 에어컨 신제품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경우 사용자가 직접 에어컨 청소를 할 수 있게 전면 패널 전체가 분리된다는 점을 앞세웠다.

    삼성이 새로 내놓은 무풍에어컨 갤러리(스탠드형)와 벽걸이 와이드 무풍에어컨 신제품에는 '이지케어(Easy Care)'라는 기능을 새롭게 추가됐다. 패널을 직접 분리해 기존에는 쉽게 청소하기 힘들었던 내부 블레이드(날개)까지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신경썼다.

    이 같은 이지케어 기능을 설명하며 삼성은 사용자가 수동으로 에어컨 내부를 청소하고 관리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한 동시에 청결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있었던 LG전자 건조기 자동세척 논란으로 소비자들이 수동으로 제품을 관리하는 삼성 건조기로 마음을 돌렸던 경험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 ▲ LG전자 휘센 에어컨 후면 '필터 클린봇'ⓒLG전자
    ▲ LG전자 휘센 에어컨 후면 '필터 클린봇'ⓒLG전자
    LG전자는 오히려 더 다양하고 새로워진 '자동' 관리기능으로 LG전자 가전만의 차별점을 드러냈다. 지난 16일에 발표한 2020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 일부 모델에는 자사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시그니처(Signature)' 에어컨에 처음 적용해 좋은 반응을 이끌었던 '필터 클린봇' 기능을 탑재해 눈길을 끌었다.

    필터 클린봇은 에어컨 뒷편에 위치한 극세필터를 일주일에 한번씩(주56시간 사용시) 자동으로 청소해줘 사용자는 6개월에 한 번 먼지통만 비워주면 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필터 클린봇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에어컨을 관리하면 거의 새 것과 같은 수준의 필터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필터 클린봇 기능이 이미 시그니처 사용자들을 통해 검증된 최적의 에어컨 관리방법임을 재차 강조했다. 일각에서 건조기 자동세척기능에서 발생한 문제로 필터 클린봇에도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클린봇은 건조기 자동세척기능보다 훨씬 이전에 만들어진 기능일 뿐만 아니라 건조기 해당 기능과는 별개"라고 철저히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LG전자는 가전을 자동으로 살균, 청소해주는 기능을 다각도로 연구해 제품에 적용하는 전략을 앞으로도 강화해나갈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지난해 건조기 이슈가 불거졌을 당시 "해당 기능의 성능이나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소비자들의 불편사항을 반영하겠다"는 LG의 대응과도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다. 자동세척 기능에 기술적 결함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만큼 향후 출시되는 가전에도 이와 비슷한 '자동' 방식의 관리기능을 다양하게 적용하겠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이처럼 삼성과 LG가 각각 수동형 관리와 자동형 관리 방식으로 전략 노선을 달리하면서 소비자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가 올해 가전사업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가전업계에서도 삼성과 LG의 희비에 따라 비슷한 기능과 전략을 따르는 기업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