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금리 조건 있지만 2030 고객만 누려3% 금리 혜택받기 위해 계좌이체 강제겉으로만 편의성 강조…실상 조회용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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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에서 오픈뱅킹이 도입된 지 이제 한 달이 넘어섰다.

    주거래은행이 아닌 곳에서도 본인의 계좌를 모두 조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대로 이용하는 고객은 적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뱅킹의 주 이용고객은 20·30대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잔액조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오픈뱅킹을 활용한 금융상품 가입도 젊은 고객층이 주를 이뤘다.

    연 4% 금리를 주는 우리은행의 ‘우리 WON 모아 적금’의 경우 30대 고객이 전 가입 고객 중 41%를 차지한다. 이어 20대 고객이 31%, 40대 고객이 21%에 해당한다.

    그러나 50·60세대의 가입률은 단 7%에 불과하다.

    이 상품은 연 4%라는 고금리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고령층은 접근하기 힘든 것이다.

    실제 우대금리 조건이 단순한 ‘WON 적금’의 경우 50대 이상 고객 가입률이 18%에 달한다. 기본금리 2.4%(1년제)에 WON 통장(우리꿈통장 포함)을 연계할 경우 0.2%를 우대해 2.6%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두 상품의 고령층 가입률이 차이나는 이유는 우대금리 조건에 있다. 오픈뱅킹을 연계한 금리 혜택을 받기 위해선 만기 전까지 오픈뱅킹을 통해 매월 2회 이상 우리은행에 계좌이체를 실시해야 한다.

    이 경우에만 우대금리 2%를 받을 수 있어 모바일뱅킹 이용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은 우대금리를 받기 힘들다는 제약이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우리은행뿐만 아니다. 신한은행도 오픈뱅킹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긴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의 ‘인싸 자유적금’은 연 3%를 준다. 기본금리는 1.5%에 불과하지만 우대 조건을 채우면 1.5%를 더 얹혀주는 구조다.

    우대 조건은 ▲신한은행 오픈뱅킹 이용약관 동의서에 동의한 경우 0.5% ▲신한은행 SOL뱅킹 내 오픈뱅킹서비스로 타행계좌에서 적금상품으로 입금한 경우 1%(입금 건별) 등이다.

    오픈뱅킹은 자동이체 설정이 안돼 있기 때문에 상품 가입 고객이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선 매달 오픈뱅킹에 접속해 계좌이체를 실행해야 한다.

    신한은행이 주거래고객이라도 우대금리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선 먼저 타은행계좌에 자금이체, 다시 오픈뱅킹으로 신한은행에 재이체하는 형식을 통해야만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오픈뱅킹 이용 시 고금리를 준다는 마케팅으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실상은 타행 주거래고객을 뺏기 위한 전략”이라며 “오픈뱅킹이 전 은행 계좌를 조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지만 아직 금융실생활에도 유용한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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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원회.
    한편 오픈뱅킹 본격 서비스 이후 일평균 이용자는 약 374만건에 달하고 있다. 시범실시 기간보다 116% 증가했다.

    그러나 이용자 절반(58%) 이상이 잔액조회를 주로 이용했다. 특히 은행권 고객은 오픈뱅킹 전면시행 이전과 이후에 큰 변동 없이 잔액조회 비중이 84%를 차지하며 오픈뱅킹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오픈뱅킹 서비스는 고령층과 사회적 소외계층에겐 오히려 불편한 시스템”이라며 “이들까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오픈뱅킹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