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부촌 반포에 깃발 누가 꽂나…삼성물산 등 6개社 등장삼성물산, 최종입찰로 정비사업 수주전 화려하게 부활하나롯데건설, 2017년 신반포15차 아깝게 높쳐, 재도전도 관심
  • ▲ 반포주공 전경. ⓒ 연합뉴스
    ▲ 반포주공 전경. ⓒ 연합뉴스
    반포동 일대 알짜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신반포15차를 차지하기 위한 건설사들간 총성 없는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 중 한 곳인 반포에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하면 브랜드 홍보역할을 톡톡히 누릴 수 있어 재건축 사업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최근 대우건설의 시공자 지위를 무효화하고 새 건설사를 찾는 신반포15차의 입찰 레이스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삼성물산의 최종 입찰 여부, 지난 2017년 대우건설에 밀려 고배를 마신 롯데건설의 재도전, 그리고 입찰 진행을 가로막을 대우건설의 가처분 소송 여부다.

    ◆삼성물산, 신반포15차 최종입찰로 강남권 수주戰 복귀하나

    지난 2015년 서초 무지개아파트 수주전 이후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사라진 삼성물산이 지난 22일 열린 신반포15차 정비사업 시공자 재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에 등장했다.

    삼성물산의 현장설명회에 등장만으로 다른 경쟁 건설사 관계자들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 2017년 방배5구역 현장설명회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혼탁한 시장과 과당 경쟁을 이유로 주택 수주전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당시 건설업계에서 저가수주와 과당경쟁, 불법입찰이 빈번히 발생하자 그룹 차원에서 이에 휘말리지 않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정비사업 규제를 강화하고 엄격한 감시를 통해 투명한 시장환경을 조성하기 시작하자 삼성물산 내부에서도 정비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을 준수하면서 공정하게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에서라면 수주전에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립한 셈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 뿐만 아니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치지 않고 최종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물산의 복귀만으로도 정비업계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시공 능력 1위이며 브랜드 '래미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역시 둔화된 실적을 되찾기 위해서는 건설사업을 예전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668억원으로 지난 2018년보다 21.5% 감소했다. 삼성물산의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5400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30.1%나 줄어들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래미안을 선호하는 조합원들이 워낙 많다"며 "삼성물산이 정비사업 수주전에 복귀한다면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 구반포역 롯데건설 '르엘' 광고. ⓒ 뉴데일리
    ▲ 구반포역 롯데건설 '르엘' 광고. ⓒ 뉴데일리
    ◆롯데건설, 반포권 롯데타운 조성 재도전 관심

    신반포15차는 롯데건설에게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사업지다. 

    지난 2017년 펼쳐진 수주전에서 롯데건설은 신반포 13,14차의 시공권을 따내는데 성공했지만 유일하게 15차에서 실패했다.

    당시 롯데건설보다 시공능력평가순위가 높은 대우건설과 경쟁자로 맞붙었기 때문이다. 

    13,14차에서는 각각 효성과 동부건설과 경쟁을 펼친 덕에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승리할 수 있었으나 15차는 달랐다. 

    조합원들은 혁신설계, 후분양제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대우건설에 더 많은 표를 던졌다. 

    그 결과 롯데건설은 26표차로 대우건설에게 밀리며 신반포15차 수주전에서 패배했다. 반포 지역에 대규모 롯데타운을 조성하려 했으나 아깝게 실패한 셈이다.

    하지만 신반포15차 조합이 시공자 재선정 입찰을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다. 롯데건설은 현장설명회에 참여해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의 최종 입찰 여부를 두고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과거 입찰을 진행하며 신반포15차 조합원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겨뒀을 수는 있지만, 시간이 2년 가량 지났고 최근 재건축 시장 분위기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신반포 15차는 삼성물산을 비롯한 현대건설,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등 쟁쟁한 1군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조합원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2017년보다 선택폭이 더 넓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근 지역에서 분양을 끝낸 '르엘 신반포 센트럴'을 두고 건설사와 입주민들이 브랜드 이름을 놓고 갈등을 빚는 것이 알려지면서 롯데건설 이미지가 나빠진 것도 회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B건설사 관계자는 "반포는 재건축 사업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조합원들끼리 정보 공유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최근 반포우성 조합원들이 서초구청에 항의하는 등 롯데건설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올해 분양을 앞둔 신반포 13,14차에 새로 론칭한 고급 브랜드인 '르엘(LE-EL)'을 적용하고 반포와 강남권역에서 존재감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만약, 롯데건설이 신반포15차 시공자 재선정 입찰에 참여한다면 반포권역에 롯데타운을 조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우건설 VS 신반포15차 조합, 공사비 갈등으로 소송

    대우건설은 지난 2017년 롯데건설을 꺾고 신반포15차 조합 시공자로 선정됐다. 

    당시 조합과 대우건설은 3.3㎡당 499만원에 도급계약을 맺었지만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 규모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대우건설과 조합은 각각 500억원(3.3㎡당 508만원), 200억원(3.3㎡당 449만원)을 증액해야 한다며 맞붙었다.

    이 과정에서 조합은 대우건설이 무상특화설계로 제공하기로 했던 부분까지 공사비로 받으려 했다며 공사비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우건설과의 갈등 때문에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오는 4월까지 선분양을 진행하려던 조합은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고, 결국 일반분양을 후분양하기로 결정했다.

    아와 함께 시공사인 대우건설과의 계약해지를 결정했으나 대우건설은 총회결의 무효, 시공자 지위 확인 소송 등을 제기했다. 

    시공사 재선정 입찰을 진행하면 총회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현장 유치권도 행사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합 측은 대우건설 소송에 전혀 흔들림 없이 시공자 재선정 입찰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3월 9일 입찰을 마감하고 이후 총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시공자 입찰  관련해 가처분소송을 갑작스럽게 제기하면 일정이 소폭 지연될 수는 있으나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만약 대우건설이 조합의 시공사 입찰을 문제 삼아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경우 3개월 정도 소요될 수 있다.

    김종일 신반포15차 조합장은 "기존 시공자였던 대우건설과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눴으나 제대로 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공사비 증액 관련 대우건설의 부당함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신반포15차 수주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들 역시 대우건설과의 소송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최근 조합과의 건설사의 소송 결과 조합이 승소하는 경우가 많았고, 정부가 재건축 사업장에서 건설사들을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조합이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앞선 A건설사 관계자는 "신반포15차는 이주, 철거가 모두 끝났고 착공만 시작하면 되는 곳이다 보니 새로운 시공자에게는 매력도가 매우 높은 곳"이라며 "입찰제안서를 깐깐하게 검토하기로 유명한 신반포15차 조합이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