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등 완성차 및 포스코 등 소재 기업 맞손전략적 동맹 기반 글로벌 영토확장 눈길안정적 수급망 확보… 시장점유율 도약 기대감
  • ▲ 배터리셀. ⓒLG전자
    ▲ 배터리셀. ⓒLG전자

    LG화학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 및 소재 기업들과 잇달아 손을 잡으면서 전기차 배터리 '하이패스' 구축에 나섰다.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확보해야 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배터리 소재기업들과 전략적 동맹을 맺으며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원자재 수급부터 안정적 공급처까지 마련하면서 지난해 중국 BYD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선 LG화학이 올해 2위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적극적인 수주 전략과 공격적인 증설 계획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SNE리서치 조사를 보면 2018년 출하량 기준 점유율 4위, 지난해 10월 3위로 올랐다.

    LG화학은 △메르세데스 벤츠 △폴크스바겐 △포드 △볼보 △GM △르노 △현대자동차 등 13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150조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측은 "대규모 수주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양산능력을 확보해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2024년 전체 배터리사업에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며 "선제적인 R&D로 가격, 성능,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지속 확보해 3세대 전기차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확실한 1위를 수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과 중국, 유럽을 잡기 위한 투자도 활발하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폴란드에 4각 생산체계를 이미 갖췄으며 글로벌 완성차와 현지 수요를 잡기 위한 합작법인도 잇따라 세우고 있다. 배터리 업체는 안정적 수주를 통한 수요 확보를, 완성차 업체는 안정적 배터리 공급을 통한 부품 확보라는 장점이 있는 만큼 상생 모델인 셈이다.

    중국 최대 완성차 업체인 지리자동차,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과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시공 중이며 한국의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도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LG화학인 5개의 자체 생산 공장과 2개의 합작 생산공장 등 총 7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약 70GWh 수준으로, 올해 약 1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과 미국 1위 자동차 업체들과 손잡고, 국내 1위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와도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되면 글로벌 배터리 사업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투자를 위한 자금력도 확보한 상황이다. LG화학은 지난달 '해외 M&A·투자 공동지원 협의체'를 통해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2024년까지 5년간 50억달러를 지원받기로 했다.

    양적 성장을 이루기 위한 '원활한 재료 수급'도 풍족해지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당시 LG화학의 사장이었던 정호영 사장은 "3~4년 내로 국내에서 들여오는 양극재의 물량 비중을 5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핵심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중 하나로, 배터리 성능과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재료다. 특히 배터리 생산원가의 40%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LG화학은 지난해 7월 구미시와 손잡고 양극재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연간 약 6만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는 내용의 투자로, 규모만 약 5000억원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포스코케미칼과 1조8533억원이라는 대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약속대로 국내 물량 비중을 높이고 있다. 본 계약을 두고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안정적인 배터리 핵심소재 수급처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계약을 통해 LG화학은 포스코케미칼로부터 최대 12만톤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받는다.

    포스코케미칼은 안정적인 양극재 양산을 위해 전남 광양시 율촌산단에 올 상반기 연산 3만톤 규모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9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2021년까지 음극재공장의 2단계 증설 투자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글로벌 양극재 업체인 벨기에 '유미코아(Umicore)' 총 12만5000톤의 양극재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물량까지 더하면 380㎞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기준 200만대에 납품할 수 있는 규모를 확보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케미칼과의 협력으로 독자 기술력 유지가 가능한 수준에서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했고, 투자 안정성도 높일 수 있는 전 세계 유수 완성차 업체들과도 합작법인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25조원인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39조3000억원으로 57% 성장하고 2023년에는 95조8000억원까지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국내도 다르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4만2000대인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2030년에는 44만대까지 성장해 완성차 시장의 24.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