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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업계 인사 중 최대 관심사였던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의 유임이 확실시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한시름 놓게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23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던 김 사장의 유임이 확실시됐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무 1명, 상무 4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임원 승진 인사는 글로벌 최고의 CDMO(의약품 위탁생산·개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철저한 현장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단행됐다.
일반적으로 삼성 계열사의 임원 승진 인사는 사장단 인사 이후에 단행된다. 따라서 김 사장이 무난히 유임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지난 2011년 회사가 설립됐을 때 초대 대표로 부임한 이후 쭉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김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논란으로 지난해 2번이나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그럼에도 김 사장은 올해에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과 함께 발표를 진행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검찰의 분식회계 수사로 인해 올해 김 사장의 발표 여부는 행사 3일 전까지 불투명했지만, 결국 국내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 사장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통해 CMO(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을 확장해 CDO(의약품 위탁개발), CRO(임상시험수탁), sCMO(소규모 CMO, small CMO) 등에 대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DO 연구소를 신설한다. 미국의 다른 지역과 유럽 등지에 추가적으로 진출하는 것도 검토한다.
지난해 분식회계 논란에 몸살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65% 증가하는 등 탄탄한 실적을 기록한 것도 김 사장의 유임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9% 증가한 7015억 9186만원, 영업이익은 64.8% 증가한 9174억 2387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공장, 3공장의 가동 물량이 늘고 환율 개선 효과가 더해진 덕분이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3일 장 초반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지난 28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한 폐렴 여파에도 불구하고 장 초반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시총 3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제품 기준 35건의 CMO 프로젝트, 42건의 CDO 프로젝트, 10건의 CRO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47건의 글로벌 제조 승인을 획득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났다.
김 사장이 유임하게 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분간 고의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달에는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사건 수사는 최근 검찰 직제개편으로 인해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반부패수사4부에서 수사 중이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사건은 최근 신설된 경제범죄형사부로 재배당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김 사장이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