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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바이오 대장주 지위를 굳혀가는 모양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14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가총액 3위(우선주 제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들어 지난 6일, 7일에 이어 지난 11일 등 52주 신고가를 여러 차례 경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지난 2016년 11월 상장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8년 4월에는 장중 60만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해 11월12일 고의 분식회계 판정 우려에 28만 5500원까지 추락하며 시총 순위도 13위까지 밀려났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같은해 11월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판정을 내리고 거래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거래가 재개된 이후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10위권을 오갔다. 그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9월19일 셀트리온을 제치고 248일 만에 바이오 대장주 지위를 탈환했다. 주가도 지난해 9월 중순부터 30만원선을 회복하고 10월 말에는 40만원대를 넘어섰다.
14일 오후 3시27분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35조 675억원으로 시총 순위는 4위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를 제외하면 3위인 셈이다. 셀트리온의 시총은 23조 1736억원으로 8위에 머물고 있다.
양사의 시총 격차는 11조 8938억만원에 달한다. 12거래일 연속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업종 시총 1위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바이오 대장주' 지위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대장주의 왕좌를 되찾은 데에는 탄탄한 실적이 크게 기여한 걸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게 알려지면서 다음날(23일) 장중 한때 49만 3000원까지 주가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코스피 시총 4위로 올라선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이 7015억 9186만원, 영업이익이 917억 4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9%, 64.8% 증가했다. 2공장, 3공장의 가동 물량이 늘어나고 환율 개선 효과가 반영된 덕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1공장의 가동률은 최대치에 가깝고, 2공장은 현재 풀가동 중이다. 3공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CAPA(생산규모)의 35% 수준 물량을 확보했다. 올해는 3공장의 가동률을 60%까지 올리겠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2년에 3공장의 가동률이 거의 차게 될 것을 대비해 연내 4공장을 지을 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신약 '아두카누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증설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아두카누맙이 신약 허가를 받을 경우 파트너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일부 위탁생산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두카두맙 생산량이 42t(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 이래 8년 만인 지난해 첫 영업흑자를 달성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억 4240만 달러(약 6503억원)로 지난해 연간 매출 5억 4510만 달러(약 6536억원)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해 가파른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2018년 1030억 7356만원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 전환을 이뤘을 가능성이 높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창립 8년 만에 첫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고 자신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바이오 대장주로서의 지위를 굳혀가는 모양새"라면서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가 합병할 경우 시총이 불어나면서 바이오 대장주 지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