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성장 이끌며 투자 비중 절반넘어현금화 힘든 자산 쏠림…대규모 환매 불가제2 사태 대비 비유동성 펀드 규제 목소리
  • 최근 라임사태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환매중단 파문은 펀드들이 곧바로 현금화하기 힘든 비유동성 자산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개방형 펀드면서 비유동성 자산에 투자한 운용사의 경우 구조가 취약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사모펀드 설정액 중 기초자산이 비유동성 자산인 사모펀드 설정액 비중은 53.7%를 기록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보고서를 통해 2008년 13% 수준이던 비유동성 사모펀드 비중은 2012년 30%대를 넘어선 이후 수년간 정체되다 규제가 풀리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비유동성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펀드는 부동산 펀드, 실물 펀드, 특별자산 펀드, 혼합자산 펀드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대체투자가 유행했고, 국내 사모펀드 시장 성장 역시 비유동성 자산 투자가 견인해왔지만 동시에 자산 유동성 문제가 리스크로 불거질 경우 치명적이다.

    곧바로 현금화가 어려운 비유동성 자산에 투자하는 개방형 펀드는 많은 투자자가 한꺼번에 환매를 시도할 경우 대응이 어렵다.

    라임운용의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알펜루트운용의 환매 중단 선언 역시 처분이 쉽지 않거나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에 투자하면서도 이를 펀드 중도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으로 판매하면서 일어났다.

    개방형 펀드는 언제든 환매요청에 대응해야 한다.

    반면 비유동성 자산이 많은 라임운용의 경우 증권사 TRS 계약을 통해 환매에 대응해 왔고, 증권들이 TRS 계약을 잇따라 해지하면서 곧바로 펀드 유동성에 비상이 걸렸다.

    증권사가 TRS 계약을 해지하면 유동성이 악화되고, 라임운용은 자산을 저가매각하거나 환매를 연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는 결국 수익률을 악화시키거나 투자자들의 손실로 연결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라임운용 외에도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사모사채, 메자닌, 비상상장주식과 같은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에 투자하면서 환매가 언제든지 가능한 개방형 펀드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취약한 구조는 언제든 펀드런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대규모 환매 연기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유동성 관리에 초점을 맞춰 펀드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보고서를 통해 "사모펀드가 급성장하고 저금리에 따른 대체투자도 확대됨에 따라 해외에서는 시스템 리스크 관리 목적의 펀드 유동성 리스크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글로벌 논의를 참고해 국내에서도 규제 목적에 부합하는 유동성 리스크 관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