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의정 사태 지속시 2025년 의사 배출 '10%' 우려서울의대 교수들, 대통령실 요청해 토론회 성사 … '숙론'에 의미 '수치 장벽' 두고 대화 가능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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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개월째 지속되는 의료대란으로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국정감사에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표류했다. 오히려 교육부의 '의대 5년제' 언급으로 갈등만 커지는 모양새다. 이대로 봉합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더 심각한 의료공백이 발생한다. 

    10일 의료계와 환자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7~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 아무런 대책을 찾지 못했다. 야당은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이재명 대표의 헬기 특혜 감싸기에 집중했고 여당은 의료대란 봉합책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국민 건강권이 침해받는데도 정쟁에만 함몰된 국감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교육부의 의대 5년제 발표는 '자율적 선택에 따른 허용'으로 뒤늦게 정리됐지만, 의정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행위가 됐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소통'을 언급했으나 정작 의대학장들이 모인 KAMC에서 "그런 적 없다"고 선을 그었고 복지부와의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중됐다. 

    정부는 의료개혁을 위해 의대증원을 첫 과제로 설정한 만큼 인력 확충과 동시에 의학교육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데 약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보다 교육과정이 축소되는 의대 5년제를 꺼낸 것은 단순히 의사 늘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복지부 국감에 출석한 사직 전공의인 대한의사협회(의협) 임진수 기획이사는 "의사를 양성하는데 5년 만에 교육하겠다는 것은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었다며 "정부가 이제야 내놓은 해법이 의대 5년이라는 것은 의사들의 전문성에 대한 굉장한 모욕"이라고 했다. 

    우선 의정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환자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제시된다. 그 시발점으로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이 중요하지만 국감에서 개입하지 않았다. 
     
    결국 내년에 전공의 복귀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의대생 유급 및 휴학 등으로 의사 배출도 예년 대비 10%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이는 신규 인턴 확보가 어렵다는 의미이며 공중보건의, 군의관 부족까지 연결되는 구조가 된다.

    겨우 가동 중인 응급실, 중환자실 문제는 내년부터 심각한 의사인력 부재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중증 소아, 심장 수술 등 기피과의 추락이 가속화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의사 복귀나 충원 없이 사태를 막으려면 올해 그랬듯 막대한 건강보험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 내년 건보료율이 동결된 상황에서 곳간은 줄어들고 있어 가입자들의 정책 반발도 예상된다. 

    정쟁 국감이 끝난 후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의정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으로 여겨진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와 함께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10일 오후 토론회를 연다. 서울의대 비대위가 대통령실에 요청해 성사됐고 복지부 국감이 끝난 후 일정을 공개하기로 합의하고 진행하는 것이다, 

    정부 측에서는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 측에서는 강희경 비대위원장과 하은진 위원이 나선다. 의료대란 장기화 국면에서 의정 토론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의대증원 수치를 두고 같은 말만 반복한 우려가 있지만 서울의대 교수들은 숙론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누가 옳으냐가 아닌 무엇이 옳은가를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는 과정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