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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지난해 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 1%를 매입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가 경영권 분쟁에 본격 개입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말 한진칼 지분(1%)을 취득하고 올해 또 매입을 진행했다.
추가 매입 퍼센테이지(%)를 밝힐 수는 없으나, 현재 1%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측은 대한항공과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해 주식을 샀으며, 경영권 개입을 위해 지분 추가 매입을 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오는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경영 의결권은 지난해 지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올해 추가 매입한 지분은 의결권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업계는 1%의 지분도 한진가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올해가 아니더라도 향후 경영권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진가 세 남매 지분율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6.52%, 조 전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로 알려졌다.
또한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우호 주주들로 KCGI(17.29%), 반도건설(8.28%) 등을 꼽고 있다. 최근 조 전 부사장과 'KCGI-반도건설'간 3자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약 32%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델타항공(10%), 특수관계인(4.15%),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5.31%), 여동생 조현민 전무(6.47%)와 연대하면 총 32.45%의 지분을 확보한다.
다시말해, 32% 안팎의 우호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조 회장·조 전 부사장의 양강구도 속에서 카카오의 1% 지분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항공 업계가 '우한 폐렴' 여파로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올초 대한항공과 사업시너지를 내기 위해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 중국 우한지역 봉쇄 이후 한중 노선 운항 편수가 2월 둘째주 약 70% 감소, 항공업계가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1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 등 10개 항공사, 인천·한국공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항공업계 지원 방안 검토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조 회장에게 지속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분을 꾸준히 매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12월께 카카오는 대한항공과 '고객 가치 혁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한 바 있다. 이때 당시 대한항공 측은 "정보기술(IT)을 강화하려는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의 요구에 의해 MOU가 체결됐으며, 이에따라 카카오의 한진칼 지분 매입이 단순 사업 제휴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지난 2014년 '땅콩 회항' 사건 등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부사장과는 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지분 매입을 늘려갈수록 한진가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행보란 우려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세간의 우려를 뒤로 카카오가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