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주가, 13.02% 급락 … 한화도 12%대 약세RF시스템즈·SNT모티브·웨이비스 등 방산주 전반 하락시장 시각 엇갈려 … “유증 타당” vs “다른 방법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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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한화그룹주뿐만 아니라 방산주 전반이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주주가치 희석에 따른 단기적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 방산 수요 확대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인데다 국내 방산업의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진단했다.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장(72만2000원)보다 13.02% 급락한 62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개장 직후 12.05% 하락한 63만500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60만8000원(-15.79%)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80만주, 1조1366억원으로 집계됐다.이날 한화그룹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모회사인 한화는 전 거래일(4만7500원) 대비 12.53% 내린 4만155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한화시스템(-6.19%) ▲한화솔루션(-5.18%) ▲한화갤러리아(-3.40%) ▲한화생명(-2.80%) ▲한화오션(-2.27%) ▲한화손해보험(-2.03%) ▲한화투자증권(-1.15%) 등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의 주가도 대체로 내리막길을 탔다. 무선 주파수(RF) 시스템 설계 방산 기업 RF시스템즈는 5.39% 하락했고 ▲SNT모티브(-4.05%) ▲풍산(-3.27%) ▲웨이비스(-3.24%) ▲삼현(-3.15%) ▲코츠테크놀로지(-2.80%) 등도 하락했다.이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관련 종목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한화그룹주’는 6.41% 급락했으며 ▲신한자산운용 ‘SOL K방산’(-4.19%) ▲‘PLUS K방산’(-4.15%)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우주방산’(-3.28%) 등이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이는 전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하자 투심이 악화한 영향이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주가치 희석이 동반돼 주가 흐름에 부정적이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약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는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주 발행 물량 중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됐다. 기존 주주는 보유 주식 10주당 약 1주를 청약할 수 있다. 예상 신주 발행가는 60만5000원이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해외 지상 방산, 조선 해양, 해양 방산 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방산, 조선 해양, 우주·항공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3분의 2는 타법인 증권 취득에, 3분의 1은 시설자금 마련에 각각 사용할 예정이다.시장에서는 유럽 등 지역에서의 방산 수요 확대에 따른 투자 자금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번 유증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방산, 조선 부문에서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현지 생산 거점·지분 투자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동유럽,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방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현지 설비 및 방산·조선 해외 지분투자가 빠른 시점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저관여 정책으로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이 재무장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공동재정을 활용하는 경우 역내 생산 비중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함정 건조 및 수리의 경우에도 존스법에 따라 역내 생산 등이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 생산능력 확충, JV 설립 등이 요구되고 있어 중장기 도약을 위한 선제적 대응은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이라며 “최근 높은 주가 상승으로 4월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었음을 감안할 때 결과적으로 이번 유증은 먼저 맞은 매가 덜 아플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일각에서는 투자 방향의 타당성과 별개로 유상증자 외에 방법이 없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결 영업이익 3조5000억원과 이후의 꾸준한 이익으로 투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유상증자를 자금 조달 방식으로 택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현 적정 PER(주가수익비율) 20배를 유지할 만한 대단한 투자가 집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다만, 이번 유증에 따른 주가 하락은 단기에 그칠 전망이다. 국내 방산 기업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유럽 국가들의 재무장은 단기간 내 EU 자체적으로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되는데, 제조업 역량 부족이라는 산업적인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EU 내 서유럽·기타 유럽 지역 간 입장차로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은 대한민국-동유럽, 서유럽 연합, 미국, 이스라엘, 중국, 러시아, 제3세계(인도, 터키) 7개의 시장 참여자들이 주요 시장인 동유럽, 북유럽, 중동, 남중국해 시장을 공략하는 형태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며 현재 글로벌 지정학적 상황 그리고 산업적 역량 고려 시 단기적으론 우리나라 방위산업체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25~2028년까지 유럽 방위시장의 규모는 4년간 2조4000억달러로 연 5950억달러로 추정되는데, 이 중 한국 방산업체들의 접근 가능한 시장 규모는 4년간 약 3114억달러, 연778억달러로 한국의 방산 최대수출액(135억달러)의 약 5.8배 수준”이라며 “리스토킹(군수품 재보충), 러시아의 재무장 위협, 미군 의존도 축소로 공급량보다 수요량이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