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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시 부진에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증권업 실적을 이끄는 IB와 트레이딩 이익이 크게 늘며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들 중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곳이 속출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전체 증권사 가운데 순이익 1위를 지켜냈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099억원으로 전년대비 42.2% 급등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순이익 6637억원을 기록해 뒤를 이었고, 메리츠종금증권도 55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4764억원, 3918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나란히 역대 최대치 기록을 새로썼다.
KB증권도 지난해 29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실적개선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미중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및 증시침체에 따른 우려를 깨고 대형사들이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증권업의 체질개선 성공이 배경으로 꼽힌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들은 최근 몇년 사이 브로커리지에서 IB 중심의 자본 투자형 회사로 탈바꿈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모두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이 매년 줄어드는 대신 IB 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IB와 트레이딩에 주력한 중소형사들도 지난해 모두 호실적을 냈다.
중소형사를 넘어 초대형IB를 눈앞에 두고 있는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803억원으로 전년보다 84.3% 급증했다.
인수주선·자문 수수료가 크게 늘면서 하나금융그룹의 IB 부문 핵심 회사로 등극했다.
한화투자증권(986억원), 현대차증권(718억원), SK증권(601억원), KTB투자증권(501억원) 등도 전년 대비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올해 실적 역시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증시 상황과 관계 없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고, 기업금융과 인수금융 확대로 IB 관련 수익은 견고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형증권사들의 올해 폭발적인 성장세가 올해도 이어질 경우 연간 1조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증권사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이 보는 증권업계의 시각은 온도차가 있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핵심수익원인 IB가 규제 등 정책환경의 변화로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국의 규제강화정책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특히 IB부문에 부동산PF의 비중이 높은 만큼, 부동산집중도가 높은 대형증권사의 실적에 부정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또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부실투자 논란도 불안요소다.
오히려 중소형증권사들이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위험 대비 자본완충력이 대형사보다 양호한 수준에서 관리돼 올해도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신평사들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