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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는 '어닝 쇼크' 수준의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GC녹십자는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자회사 혈액백 제조업 사업 매각에 나서는 등 절치부심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 12일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는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GC녹십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03억원으로 전년보다 19.7% 감소했다. 매출은 1조 3697억원으로 2.6% 증가했지만 순손실은 11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GC녹십자는 실적 하락 원인으로 수두백신 수출 이연과 외부 도입 상품의 유통 중단을 지목했다. 이 때문에 수출과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한, 4분기에 연구개발비가 집중되고, 일회성 인센티브가 인건비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크릴새우오일 홈쇼핑 판매로 인해 지급수수료가 3~4분기에 크게 발생하고, 일반의약품 판매 촉진을 위한 광고선전비가 증가하면서 판매관리비가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판관비 항목에 포함되는 연구개발비도 늘었다.
영업 외 항목에서는 개발비 손상차손 80억원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에 비록 충격적인 실적을 발표했으나 GC녹십자의 최대 불확실성은 해소했다"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턴 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중국 승인은 우한 폐렴으로 다소 연기되더라도 올해 상반기 내에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2월에는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GC녹십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2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자회사 GC녹십자엠에스의 혈액백 제조업 사업을 정리할 전망이다.
녹십자엠에스는 지난 10일 혈액백 제조업 사업부문을 떼어 신설회사를 세우는 회사 분할 결정 공시를 올렸다. 이에 따라 녹십자엠에스는 물적 분할을 통해 혈액백 사업 회사를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엠에스는 지난해 혈액백 담합이 적발되면서 큰 타격을 입은 업체다. 녹십자엠에스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24.9% 감소한 44억 4311만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녹십자엠에스 측은 영업이익 감소 원인이 공정위 과징금, 투자주식 손상에 있다고 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7월 녹십자엠에스가 대한적십자사에 혈액백을 공급하면서 입찰 단가를 담합했다는 이유로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58억원을 부과했다. 녹십자엠에스는 오는 2021년 11월29일까지 해당 과징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녹십자엠에스는 지난 1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부당업자 제재 처분을 받아 오는 2022년까지 2년간 대한적십자사의 입찰 공고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18년 기준으로 녹십자엠에스가 대한적십자사와의 거래를 통해 거둔 매출액은 273억 6716만원으로 연매출의 31.7%에 이른다.
이에 녹십자엠에스는 대한적십자사에 이의신청을 하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처분 취소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녹십자엠에스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오늘(13일) 받아들여지면서 본안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입찰 자격이 임시적으로 생겼다.
때문에 녹십자엠에스가 신설한 법인의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매각에 성공할 경우 녹십자엠에스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것은 물론이고 녹십자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녹십자엠에스의 혈액백 사업의 매각 가능성은 대한적십자사 입찰에 제한되면서 상당히 낮다고 점쳐졌지만 오늘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며 "올해 GC녹십자가 해당 사업을 정리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