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기가 감돌 것으로 기대됐던 제약·바이오 기업공개(IPO)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에 제동이 걸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IPO를 추진하던 일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상장 철회를 하거나 관련 일정 지연, 온라인 중계 IR(기업설명회)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제약·바이오기업은 SK바이오팜, 소마젠, 압타머사이언스, SCM생명과학, 위더스제약 등이다. 노브메타파마, 에이비온은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했던 티씨엠생명과학(TCM생명과학)은 지난 7일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상장 일정이 지연되면서 회사 가치에 비해 저평가 받을 것을 우려한 끝에 더 나은 시기에 재도전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코로나19 진단키트에 전념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TCM생명과학 관계자는 "상장 일정이 계속 늦춰지면서 주주들이 지금 상장하면 회사 가치보다 평가를 너무 낮게 받을테니 평가를 잘 받을 수 있는 시기에 재도전하자고 권했다"며 "거기에 코로나19도 확산되고 있어서 회사는 진단기기나 진단시약 등 시장 대응에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TCM생명과학은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을 완료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본부에 긴급사용 신청을 해둔 상태다. 긴급사용 승인이 나는 대로 상용화를 마치고 시장의 수요에 맞춰 공급할 예정이다.
SCM생명과학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상장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내달 5일 열 예정이었던 SCM생명과학 IPO 기자간담회 일정은 내달 17일로 늦춰졌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일정은 내달 9~10일이었으나 18~19일로 연기됐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지난 14일 2243.59로 마감했던 코스피지수는 불과 일주일 사이 140포인트 가까이 빠져 지난 25일 2103.61로 장을 마감했다. 7거래일간 하락률이 6.2%를 기록하면서 투심도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당일 열던 신규 상장 기념식도 내달까지 잠정 중단한 상태다.
SCM생명과학 관계자는 "내달 말 상장을 예상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일정에 변동이 생겼다"며 "SCM생명과학과 비슷한 시기에 상장하는 회사들도 대규모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거나 일정을 재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넥스 대장주로서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인 신약개발업체 노브메타파마는 IPO 기자간담회를 온라인 화상 IR로 진행하기로 했다.
노브메타파마는 IPO 기자간담회 예정일이 오는 27일로 얼마 남지 않아 일정을 연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노브메타파마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간담회 대신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참석할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
올 상반기 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은 전체적인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장 분위기가 악화된 만큼, 상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투심이 급랭하면서 연초에는 활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됐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IPO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