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새 평균 17% 떨어져…반등할 카드 부족배당 높여 주주 불만 잠재웠지만 위기는 지속지난해 DLF·라임 등 사모펀드 부실 미반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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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주주총회를 앞둔 금융지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20일, 우리금융은 25일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도 26일 전후로 검토 중이며 하나금융도 3월 말 예정돼 있다.

    지난해 금융지주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전년 수준과 비슷한 이익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했다.

    2019년 4대 금융지주가 거둔 순이익은 11조278억원으로 전년대비 4.8% 늘었다.

    이에 금융지주는 주주들에게 통 큰 배당을 하며 이익을 함께 나눴다. 4대 금융지주는 모두 전년대비 배당금을 늘렸으며 배당성향은 24.7%에서 26.2%로 높였다.

    표면적으로 볼 때 주가 상승이 이뤄질 호재지만 현실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연초대비 평균 17.24% 하락 중이다. 가장 낙폭이 큰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두 달 동안 24.18% 하락해 2월 28일 기준 3만2300원을 기록했다.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KB금융 역시 같은 기간 16.43%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15.70%, 하나금융은 12.66% 낙폭을 보여 은행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이처럼 주가가 하락할 때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해외 IR로 주가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는 쓸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 ▲ 각 금융지주 주가 변동(2월 28일 기준).ⓒ뉴데일리DB
    ▲ 각 금융지주 주가 변동(2월 28일 기준).ⓒ뉴데일리DB
    주가 하락의 원인을 찾아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손실 쪽에 먼저 시선이 돌아간다. 그러나 속내를 들춰보면 지난해 실적 개선 요인이 무엇인지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실제 4대 금융지주는 순이자마진 등 경상적 요인보다 충당금 감소로 인해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또 라임 사태 등 사모펀드 부실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 손실을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 펀드 상각을 미룬 결과 신한지주의 경우 TRS 차입금에 대해 10% 정도 충당금을 적립하는 데 그쳤다.

    DLF보다 손실률과 배상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라임 관련 충당금을 과소 적립한 것은 2020년 실적에서 부담으로 작용 수 있다.

    이 밖에도 구조조정 요인으로 연말마다 반영됐던 추가 충당금이 이번 4분기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충당금을 덜 쌓게 되니 그만큼 실적으로 반영돼 이익 규모도 커진 셈이다.

    당초 정부는 임대사업자대출, 가계부채, 한계기업 대출에 대한 구조조정을 검토했다. 하지만 DLF, 라임 사태 등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구조조정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다.

    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가계 및 임대사업자 대출의 원리금 분할 상환 확대 등 부채 구조조정은 향후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부채의 증가, 경기 부진 등 요인으로 가계 및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경기 부진으로 제조업, 자영업, 임대사업자 등 기업들의 이자보상 배율은 갈수록 하락해 1배 미만인 기업이 35%까지 상승했다. 가계부채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즉, 코로나19 긴급 금융지원만 신경 쓰다 보면 은행의 진짜 위기를 못 보고 지나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