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 리츠 7개종목 일제히 급락국내 리테일 리츠 하락폭 크고, 미국 관련 리츠 수익률도 급감코로나19로 인한 유동인구 감소로 타격…"주가 급락이 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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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리츠 시장은 물론 지난해 리츠 열풍 속에 급등했던 리츠 종목들의 최근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리테일·호텔 리츠의 소외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7개 부동산 공모리츠의 올해 1월2일 대비 지난 2일 종가는 대폭 하락했다. 이리츠코크렙 18.7%, 롯데리츠 -15.8%, NH프라임리츠 -11.8%, 신한알파리츠 -10.9%, 케이탑리츠 -10.2%, 모두투어리츠 -8.9%, 에이리츠 -6.9% 순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리츠코크렙과 롯데리츠의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이리츠코크렙의 최근 3개월간 주가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2일 7170원 고점을 기록한 주가는 하락을 이어가며 지난 2일 장 중 5320원까지 내려갔다.

    상장 당일 공모가(5000원) 대비 상한가를 기록했던 롯데리츠는 12월5일 기준 6480원에서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 2일 장 중에는 공모가에 근접한 5050원까지 하락했다.

    두 리츠의 공통점은 경기의존도가 높은 리테일 리츠라는 점이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4개, 마트 4개, 아웃렛 2개 등을 기초자산으로, 이리츠코크랩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뉴코아아울렛 매출 상위 매장인 일산점, 평촌점, 야탑점을 기초자산으로 해 임대료로 수익을 내고 있다.

    이들 주가가 두드러진 낙폭을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19가 세계적 유행병(Pandemic)으로 발전하면서 경기 침체로 인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안전자산인 리츠에 대한 투자 열풍으로 개인자금이 대거 몰리며 당초 크게 올랐던 주가 거품이 빠진 영향도 있지지만, 상가 시설에 유동인구의 감소로 리테일 시장이 흔들리면서 입주 점포가 임차료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리츠 기초자산 중 리테일이나 호텔 같은 자산들은 수시로 변하는 유통산업이나 관광산업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자산에 비해 투자가 까다롭다. 또한 경기 상황에 따라 오피스 빌딩도 공실 리스크 영향을 받는다.

    코로나19로 최근 리츠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국내 시장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닌다.

    글로벌 리츠 지수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연초 대비 최근 1주간(2월 28일 종가기준) 글로벌 리츠 지수는 리츠 지수 총수익률은 -11.39%를 기록했다. 미국은 -12.6%,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11.8%, 10.7%였다.

    상장 리츠 7종목을 토대로 산출된 한국 리츠 총수익률 지수(NH Research K-REITs TR KRW)는 올해 연초 대비 최근 2주간(2월 28일 종가기준) -13.04%으로 주요 국들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

    미국 리츠 섹터별 총수익률 지수를 살펴보면 마찬가지로 리테일과 오피스, 호텔의 수익률 하락이 두드러졌다. 최근 2주간 리테일에서 -13.9%, 오피스와 호텔은 각각 -10.18%, -21.9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도 빠르게 확산되며, 팬데믹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가별 리츠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면서 "특히 벨류에이션 부담이 높았던 미국 리츠의 급락이 글로벌 리츠 지수 하락세를 주도했고, 섹터 중에서는 전 세계 여행객 급감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호텔 리츠가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생산 및 소비 감소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최문규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리츠의 섹터별 성과는 코로나19의 심리적 영향 유무에 따라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리츠에 대한 영향을 평가함에 있어 코로나19가 실제로 리츠의 임대료 수입을 줄이는 요인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으로 주가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수익률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현 시점이 투자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 주가가 빠지는 것은 롯데리츠 상장 직후 높아진 관심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과 수급 이슈 등 때문"이라면서 "롯데리츠의 하반기 배당금 96원 지급 후 다시금 밸류에이션 매력을 갖췄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올해 계속되는 상장과 세제 혜택 면에서도 여전히 리츠 시장은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켄달스퀘어(물류센터·약 7000억원), 벨기에리츠(오피스·약 4000억원), 코람코에너지플러스(주유소·약 2000억원) 외 총 6개종목, 공모 규모 합계 약 2조원의 리츠 업체들이 상장될 예정"이라면서 "공모 리츠와 부동산 펀드 투자자들은 오는 3월부터 추가 세제 혜택을 받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최문규 연구원은 "호텔 리츠의 경우 임대 수입이 호텔의 운영 수익과 연동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이후에도 여행객 증가가 확인될 때까지는 실적 개선이 더딜 수 있다"면서 "최근 리테일 리츠의 소외에는 심리적 요인이 주로 작용한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리테일 리츠의 상대적 약세가 경쟁력이 있는 리테일 리츠를 편입하기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