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급증, 경증환자 수용공간 부족 현상 발생바이러스 없는 퇴원환자도 입소해 ‘재감염’ 발생 가능성중증환자로 악화될 경우 응급치료 취약한 ‘지리적 여건’
  • ▲ 대구시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 모인 경증 확진자들이 경주 등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 대구시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 모인 경증 확진자들이 경주 등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자가격리 중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정부는 이번 주까지 경증환자 2000명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시키는 방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른바 ‘확산 저지와 사망률 감소를 위한 대안’인데 확진자 수가 5000명을 넘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政, 생활치료센터에 의미 부여 ‘이번 주 2000명 수용’ 목표 

    4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생활치료센터인 대구 중앙교육연수원에 138명, 경주 농협교육원에 235명 등 373명의 경증환자가 입소했다. 

    이날 오전부터는 영덕에 위치한 삼성인력개발원에 210명의 경증환자가 추가로 입소한다. 내일부터는 문경 소재 서울대병원인재원과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투입되는 칠곡 한티피정의집과 대구은행 연수원 등도 운영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번 주 말까지 2000명의 환자가 생활치료센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공립과 민간의 시설들을 활용한 생활치료센터를 최대한 신속하게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경증환자 수용을 위해 집중하고 있는 생활치료센터는 재감염, 병세 악화 등을 방지하기 위해 우선 1인 1실 원칙이 적용된다. 

    진료실 등 환자의 단순 진료 및 응급 처치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춰야 한다. 의료진은 환자 수, 건강상태, 의료인력 수급현황, 화상진료 여부 등을 고려해 배치한다. 24시간, 2 또는 3교대 근무를 시행한다. 

    건강관리 외에 행정, 방호, 시설관리, 물품, 방역·소독, 청소, 세탁, 배식 등 운영 인력도 배정됐으며, 환자가 증상 발현 또는 악화되어 입원이 필요한 경우 즉시 대응을 위한 관할 보건소, 시․도, 소방서 및 의료기관과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했다. 
  • ▲ 경증 확진자 맞을 중앙교육연수원 창의관 1인실 모습. ⓒ연합뉴스
    ▲ 경증 확진자 맞을 중앙교육연수원 창의관 1인실 모습. ⓒ연합뉴스
    ◆ 확진자는 이미 5300명, 1만명 넘으면 ‘수용공간 부족’ 

    생활치료센터 운영과 관련한 표면적인 문제는 경증환자를 수용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4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5328명으로 매일 급증하고 있다. 대구지역 2300명의 확진자는 입소를 대기 중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1만명 돌파도 가능한 상황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고 있다. 약 80%를 경증환자로 본다면 8000명을 수용할 공간이 미리 확보돼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지 못하는 많은 수의 경증환자는 자가격리 상태에 놓여 있어야 한다. 

    때문에 대구 엑스코(EXCO) 등을 활용한 ‘체육관 병원’ 형태의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이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로부터 제안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총괄조정관은 “공개된 장소에 환자를 집중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이다. 환자들의 상황이 매우 열악하고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그 환경에서 제대로 생활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 재감염 가능성과 응급상황 대처 취약 

    생활치료센터 운영과 관련 취약한 부분은 재감염 발생에 대한 우려와 경증환자가 중증환자로 악화될 경우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3일 공개한 ‘생활치료센터 운영지침’에 따르면 ▲경증환자 ▲ 입원한 확진환자 중 퇴원기준을 충족한 경우 ▲적절한 자가격리가 어려운 경우에 센터 입소가 가능하다.

    여기서 경증환자는 ‘코로나19 대응지침(7판)’에 의해 △50세 미만 △기저질환 1개 이상 △해열제 복용으로 체온이 38도 이하 등의 전제조건이 달린다. 

    지침 상 경증환자와 퇴원기준을 충족한 환자가 동시에 입소할 자격을 갖췄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으면 ‘퇴원 후 재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문제다.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이미 PCR 검사로 음성판정을 2번 받은 퇴원환자가 입소할 경우, 경증환자에 의해 재감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는 군과 존재하는 군의 공존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생활치료센터의 지리적 여건 상 응급상황을 대비할 위치가 아니라는 점이 근본적 한계로 꼽혔다. 

    김 교수는 “생활치료센터는 대체적으로 연수원 등을 활용하고 있어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다. 기본적인 시설과 의료인력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례로 코로나19 대응지침(7판)에 기저질환 1개 이상을 확보한 환자를 경증으로 구분했는데 만약 이 환자가 암 등 증중질환자라면 어떠한 대응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그는 “경증환자를 별로도 수용하는 공간을 확보하는 방향성은 옳지만 현재 생활치료센터 운영에 있어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