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누적 지급액 1조5000억 돌파고용보험 가입자 37만6000명 늘어제조업은 6개월째 줄어… 감소폭 커져
  •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에게 주는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지난달 7819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제조업 일자리는 부진을 이어가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6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총 78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0억원(32.0%) 늘었다.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7월(7589억원)보다 230억원이 많다.

    올들어 1·2월 누적 실업급여 지급액만 벌써 1조5155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실업급여 수급자는 53만6000명으로 지난해보다 7만5000명(16.3%) 증가했다.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0만7000명으로 1년전보다 2만7000명(33.8%) 늘었다.

    노동부는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늘어난데다 지난해 10월부터 실업급여 지급기간을 늘리고 지급 상·하한액을 높인 것이 실업급여 지급액 급증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고용센터 업무일이 20일로 지난해보다 사흘 많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세는 그만큼 일자리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정부가 혈세를 들여 만든 관 주도의 단기 일자리가 증가하고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을 받기 위해 그동안 가입률이 낮았던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늘었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급자격을 가진 신규 가입자의 실업급여 신청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양질의 민간 일자리가 좀처럼 늘지 않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의 경우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4000명 증가하고 수급자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만3000명 증가한게 이를 방증한다.

  • ▲ 일자리.ⓒ연합뉴스
    ▲ 일자리.ⓒ연합뉴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80만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37만6000명(2.8%) 늘었다.

    산업별로 보면 여전히 서비스업이 가입자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달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939만7000명으로 1년전과 비교해 39만1000명(4.3%) 증가했다.

    서비스업중에선 보건복지(12만5000명), 숙박음식(5만4000명), 전문과학기술(4만5000명), 교육서비스(4만3000명) 순으로 가입자가 늘었다. 재정일자리로 분류되는 공공행정(3만3000명)도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은 6개월째 가입자수가 줄어 대조를 이뤘다. 지난달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355만4000명으로 1년전보다 2만7000명(0.7%) 감소했다. 지난해 9월(-7000명), 10월(-8000명), 11월(-1만3000명), 12월(-1만7000명), 올 1월(-2만9000명), 2월(-2만7000명) 등 감소폭도 커지는 추세다.

    자동차업종은 구조조정과 생산감소 등의 여파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7600명 줄었다. 지난 1월(7900명)보다 감소폭은 다소 둔화됐으나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자·통신업종도 생산설비 국외 이전과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가입자가 6200명 줄었다.

    노동부는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여파가 아직은 고용행정 통계상에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기업 등에서 당장 고용을 축소하기보다 사태 추이를 봐가며 휴직·휴업 등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