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9.9%로 주저앉아지난해 7월 이후 월 1000대 선 초반 부지기수파격할인 효과 반짝, 불매운동 여파 지속
  • ▲ 혼다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파일럿’ⓒ
    ▲ 혼다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파일럿’ⓒ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수입차 기준)이 9.9%로 내려앉았다. 불매 운동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파격적인 할인 판매는 일시적 효과일 뿐이지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 정부의 한국인 입국 제한 강화에 불매 운동이 한층 격화할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는 등 ‘판매 절벽’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차는 국내에서 1651대 팔렸다. 지난해 동월(3473대)과 비교해 52.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지난달 9.9%로, 21.9%에서 크게 미끄러졌다.

    월 판매 실적을 보면 국내 영업이 부진한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일본 차 판매량은 2018년 11월 5402대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 지난해 8월 1103대까지 고꾸라졌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갈등에 불매 운동이 본격화한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두 달을 제외하고 모두 1000대 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월평균 1830대가량 팔리던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 ▲ 일본 닛산의 중형 세단 알티마ⓒ닛산 공식 홈페이지
    ▲ 일본 닛산의 중형 세단 알티마ⓒ닛산 공식 홈페이지
    판매 실적이 추락하는 가운데 이 같은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꺼내든 파격할인 카드는 두 달여 만에 효과가 없어졌다.

    혼다는 지난해 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파일럿’에 약 1500만원가량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판매량을 끌어 올렸다. 도요타와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일부 차종에 대해 최대 150만원을 깎아줬다. ‘할인은 없다’던 기존 태도와 달라진 모습이다.

    닛산은 성장세를 이끌던 중형 세단 알티마를 약 480만~840만원 할인해주고 있다. 이 경우 동급 국산차와 가격이 비슷한 2510만원(알티마 2.5 스마트 기준)에 구매가 가능하다. 조용히 일본 제품을 소비하는 ‘샤이 재팬’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다.

    다만 파격적인 할인을 내걸었음에도 월 판매 실적은 좀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간신히 반등한 뒤 올 들어 일제히 급감했다. 오히려 중고차 가격 하락과 기존 소비자의 불만을 키웠다는 비판이 많다. 신차의 가격을 내리면 중고차는 값이 그만큼 떨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 일본 차 브랜드 관계자는 “불매 운동 여파와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 등 여러 가지 상황이 엄중하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언제까지 갈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더 큰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한국인 입국 제한 강화 역시 부담이 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소재 수입차 판매 딜러는 “뉴스와 반일 감정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수출규제 갈등 이후 겨우 진정된 불씨가 되살아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상황이 나빠지면 올 하반기부터는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