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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이 기업의 자금조달시장까지 냉각시키고 있다.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늘었지만 투자자들은 채권 가운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회사채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3일까지 회사채 발행 규모는 22조2824억원으로 전년 동기 18조6413억원 대비 19.53%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경기 및 국내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채권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해두려는 의도도 엿볼 수 있다.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투자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하면서 회사채 시장은 침체되기 시작했다.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는 연초 0.58%포인트에서 17일 0.715%포인트까지 급등하며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스프레드 확대는 채권 투자자들이 안전한 국고채 투자를 늘리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회사채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최근 들어 초우량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잇따라 미달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발전 자회사 포스파워가 3년물 500억원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400억원을 모으는데 그쳤고, 하나은행도 3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실시했으나 2700억원의 매수 주문에 그치기도 했다.
포스파워와 하나은행 모두 신용등급 ‘AA’의 우량기업이지만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발 공포로 시장은 갑작스럽게 현금선호 현상이 발생하면서 주식시장에 비해 안전한 채권시장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3월은 결산실적 발표와 주주총회 등이 이달 몰려있어 회사채 발행이 적은 달로 내달 까지는 추가 회사채 수요예측 기업 없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또다른 기업 자금 조달 창구인 IPO 시장도 냉각됐다.
이달 IPO를 준비하던 메타넷엠플랫폼과 센코어테크에 이어 LS EV코리아 등 3곳이 잇따라 상장 일정을 철회했다.
이들 모두 최근 주식시장 급락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을 고려해 일정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변동 폭이 커지고 기관 수요예측 참가율도 급격히 하락해 기업 가치 반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