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헤리티지 손실 사과 후 대표이사 교체 독일부동산 DLS 고객 투자금액 50% 가지급지주 차원 고객 손실 최소화·신뢰회복 앞장
  •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발생한 잇따른 고객 손실발생에 책임을 함께 하며 신뢰회복에 나선다.

    김병철 사장이 고객들에 사과의 뜻을 표하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데 이어 독일부동산 DLS 고객에게 투자금액의 50%를 가지급키로 결정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병철 사장은 "고객 투자금 손실 발생에 대한 책임여부를 떠나 신한금융투자가 고객의 신뢰를 되찾고 빠른 정상화를 위해서는 본인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맞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김병철 사장은 신한금융투자 역사상 첫 외부 출신 사장이자 역대 사장 중 가장 전문성있는 인사로 평가받았다.

    신한금융투자의 체질을 바꿔놓을 수 있는 인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취임전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리를 내려 놓게 됐다.

    김병철 사장 사임 직후 신한금융투자는 신임 사장으로 이영창 전 대우증권 부사장을 내정했다.

    약 25년간 리테일, 주식운용, WM, 홀세일 등 증권업 전반에 거쳐 주요 사업분야를 두루 거쳤고,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기획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아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등 강한 뚝심을 가진 인물이라는 평가다.

    특히 투자상품으로 손실이 발생한 고객의 입장에서 손실을 최소화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인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 걸음으로 신한금융투자는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등 투자상품 판매에 따른 고객 손실 발생에 회사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한금융투자는 독일부동산 DLS(일명 독일헤리지티지DLS신탁) 원금상환이 지연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만기가 연장된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금액의 50%를 가지급키로 결정했다.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독일부동산 DLS 잔액은 3799억원이다.

    이에 따라 2021년 1월까지 가지급될 금액은 총 1899억원이다.

    2020년 3월말 현재 만기가 연장돼 원금상환이 지연된 가입자는 921건, 투자금액은 2159억원이다.

    독일부동산 DLS 는 상품에 대한 설계, 운용, 판매과정에 운용사, 발행사, 판매사 등 여러 금융 기관이 연관돼 있지만 판매사 중 하나인 신한금융투자가 선제적으로 고객보호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현재 독일부동산 DLS 7개 판매사 중 50% 가지급 결정을 내린 회사는 신한금융투자가 유일하다.

    가지급금이 지급되는 고객은 개인과 법인 모두 포함된다.

    신한금융투자는 나머지 투자금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방법으로 회수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며, 회수되는 대금에서 가지급금을 차감한 후 차액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등의 정산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충당금과 영업용순자본비율(NCR) 하락 등 재무적 부담이 있겠지만, 이를 감수하고라도 고객의 어려움을 함께 하는 책임경영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도 투자 손실 발생이 예상된 이후 투자상품을 판매한 자회사에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신속히 추진할 것을 요청해 왔다.

    신한금융투자는 구조화된 투자상품의 특성상 고객 손실 규모를 파악하고 투자금 회수방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고객의 신뢰회복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고민해 왔고 이번 독일부동산DLS 손실 예상 고객에 대한 가지급 방안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또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투자상품의 ▲선정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우선 신한금융투자는 상품 선정 과정에서 WM그룹 산하의 상품기능을 분리해 IPS본부를 독립적으로 두고,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조직이 참여하는 투자상품선정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투자상품 선정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개선했다.

    판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서는 고객 자산관리 중심으로 성과평가체계를 개편했으며, 고객수익률, 고객만족도 등 고객중심 항목 비중을 높였다.

    사후관리와 관련해서는 투자상품 판매 후 관리 프로세스 전반을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조직과 투자상품 감리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상품감리부를 신설했다.

    한편, 신한금융그룹은 그룹 차원에서도 고객자산 대쉬보드 및 조기 경보체계를 구축해 고객자산 리스크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원인규명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고객과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더욱 엄중한 자세로 고객 손실 최소화와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만기연장으로 자금상황에 어려움을 겪으신 고객분들께 죄송한 마음으로, 향후에도 운용사와 함께 투자금 회수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다며 "글로벌 자본시장의 흐름이나 부동산 매각 등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투자 자산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지급금은 고객들에게 관련 내용에 대한 개별적인 설명, 권리와 의무 등에 관련된 서류작성 절차를 거친 후 4월 중 지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