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등 내달 1일부터 두달간 하루 1천만배럴 감산코로나19 영향 수요절벽 지속… 유가 상승 전환 역부족中 정유사 가동률 상향 석유제품 공급 증가 우려
  • ▲ SK 울산 CLX.
    ▲ SK 울산 CLX.
    국내 정유업계가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비관적인 실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가 악화된 만큼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의 1분기 영업적자는 2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지난 2014년 이후 6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10개 산유국이 포함된 OPEC+는 내달 1일부터 두달간 하루 100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7월 이후 연말까지는 하루 800만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배럴을 줄이기로 했다.

    국가별 감산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각각 하루 250만배럴, 이라크 100만배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70만배럴, 나이지리아 42만배럴 등의 순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를 상승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 것. 

    감산 규모도 사상 최대이고, 기간도 2년이었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감산량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원유 수요 감소량은 하루 3000만 배럴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실살 감소폭이 수요 감소보다 적어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도 악화되고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것으로,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유가가 오른다 해도 코로나 영향이 지속되면서 수요 절벽을 해소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장 분석도 나온다.

    또한 중국의 정유사들이 공장 가동률을 올리고 있어, 시장에 공급이 증가하며 정제마진은 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유가가 급락해도 자국 석유제품 판매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해주기 때문에 코로나19로 타격을 봤던 중국 정유사들의 수익성은 개선세다.

    이에 국내 정부도 정유업계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6월분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 징수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수요 부족으로 남는 석유를 저장할 공간으로 한국석유공사의 비축시설을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는 이외에 석유류 개별소비세 조건부 면세, 환경·안전시설 투자세액공제율 확대, 임시투자세액제도 부활 등 추가적인 대책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