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회사 떠나… 후임 박강석 전무 내정2011년 취임 후 고속 성장 이끌어건설경기 침체… 볼보트럭 올해 진정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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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이 지난달 말 회사를 떠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011년 6월 선임돼 회사를 이끈 지 8년 8개월여 만이다.16일 상용차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해 말 볼보트럭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고문으로 옮겨 사업구상과 운영관리 등을 도왔으며 지난달 말 퇴사했다.김 사장은 “스웨덴 볼보트럭 본사와의 계약에 따른 것”이라며 “향후 거취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후임 사장에는 부품 판매 등 애프터마켓 사업 부문을 이끌던 박강석 전무가 내정돼 볼보트럭을 이끌고 있다.고문 역할을 끝으로 용퇴한 김 사장은 볼보트럭의 고속 성장을 이끌어온 주인공이다. 1997년 볼보트럭에 첫발을 내디딘 후 2005년부터 영업 담당 임원으로 활동, 국내 판매와 서비스 등을 총괄했다.2011년에는 세일즈‧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스웨덴 본사로부터 업무성과와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같은 해 6월 말에는 사장을 맡아 정통 ‘볼보맨’의 길을 걸어왔다.그는 8년 8개월여의 재임 기간 동안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녔다. 2012년 4월 시작한 ‘안심케어’는 소비자 신뢰도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구매 후 1년 이내에 사고가 나면 수리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당시 파격적인 지원이었다.야간 정비도 2016년 7월 도입했다. 업계 사상 첫 시도다. 상용차는 차량이 곧 돈벌이 수단이기 때문에 연비가 높고 고장이 적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고장이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수리 시간을 최소화해야 일감을 놓치지 않는다.이러한 속사정을 제대로 파고든 야간 정비는 볼보트럭이 업계 선두주자로 발돋움하는 토대가 됐다. 현재 볼보트럭은 인천, 화성 동탄 등 8개 서비스센터에서 야간정비를 제공하고 있다.김 시장은 이 밖에 2018년 1월부터 모든 차종에 긴급제동장치와 차로이탈경고장치를 기본 사양으로 넣어 판매했다. 곧바로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대형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그의 다양한 시도는 국내 수입트럭 업체 가운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는 핵심 역할을 했다. 볼보트럭은 2007년 스카니아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뒤 수년째 선두를 달리고 있다.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볼보트럭은 2165대(덤프트럭 포함)를 팔았다. 시장 점유율은 45.0%에 달한다.다만 일각에서는 볼보트럭의 진정한 시험대는 올해부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상용차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실제 지난 한 해 수입 상용차 판매량은 3896대(덤프트럭 제외)로 2018년(4394대) 대비 11.3% 감소했다.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은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배기가스 등의 환경 규제,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 등도 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특히 신임 박 사장이 김 시장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은 오랫동안 근무해 업계 내 입지와 존재감이 컸다”며 “경영 여건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 볼보트럭 본사 등은 어떻게 시장에 접근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