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838억에 그쳐… 완성차 부진 여파조현범 대표 구속 면해… 美·EU 공장 가동신차용 타이어·R&D 집중
  •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산 공장 ⓒ한국타이어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산 공장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가 코로나19(우한폐렴)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신차용 타이어(OE) 경쟁력을 높이고 업무 과정의 혁신 등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조현범 대표이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으면서 오너 리스크의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타이어 수요 위축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비상경영 체제’에서 의사 결정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지난 1분기(1~3월)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838억원이다. 지난해 동기(1401억원)보다 41.4% 적은 수준이다. 이 기간 매출액은 10.6% 뒷걸음질친 1조4673억원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실적이 고꾸라진 것은 완성차 판매 부진 여파와 재고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사라졌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신차용 및 교체용 타이어 판매가 줄었다”며 “특히 의존성이 큰 중국 공장 가동률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발(發) 충격은 올 2분기(4~6월)에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대전 공장과 금산 공장을 멈춰 세웠다. 재고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 조치였다. 이 밖에 미국 테네시 공장, 유럽 헝가리 공장은 2~3주 동안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시장의 부진한 판매 실적이 2분기 극에 달할 것”이라며 “유럽에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용 타이어 소비가 부진한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코로나19 파고를 넘기 위해 유동성 확보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먼저 약 1650억원 규모의 부산 영도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해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성장 전략의 새 판을 짜는 모습이다. 한국타이어는 상반기 중 서울 역삼동 본사를 경기 성남시로 옮긴다. 이를 발판 삼아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신차용 타이어 경쟁력을 강화한다. 뿐만 아니라 공급망, 판매, 마케팅 등 전 부문에 걸쳐 혁신 작업에 들어간다.

    조 대표는 조직 개편 등을 본격적으로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소 조 대표는 타이어 부문 경쟁력 확보와 신사업 진출에 의지를 드러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그의 경영 공백에 멈춰섰던 미 테네시 공장 투자확충 계획 등을 다시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조 대표의 공백이 고스란히 경영 부담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제 경영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면서 미래 신사업을 준비할 여력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