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경제위기 극복 5대 핵심과제 제시경기부양책으론 부족, 산업 병폐 도려내야재정건전성 확충, 민간·공공 구조개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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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경제대책을 수립중인 가운데 성공적인 극복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함께 한국경제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단순한 경기부양만의 목표가 아니라 그동안 부진에 빠졌던 산업구조적 병폐를 도려내야 한다는 것이다.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2일 '2008 금융위기와 2020 코로나19 경제위기 비교분석' 보고서를 통해 ▲규제개혁 및 세제개선을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 ▲SOC 투자 확대 ▲선제적·자율적 구조조정 ▲공공부문 개혁 ▲복지체계 정비 및 재정건전성 확보 등 5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IMF 외환위기(1997년), 글로벌금융위기(2008년) 등 굵직한 경제 위기후에는 진화와 경기부양책이 이어진뒤 경제체질 개선 정책이 단계별로 추진돼 왔다.실제로 금융위기 당시 금융시장 유동성 공급과 취약업종·피해기업 지원 등 초기 대응에 이어 규제개혁 및 세제개선을 통한 민간투자활성화, 민간·공공부문 개혁 등 경제체질 개선이 이뤄졌다. 그 결과 한국이 다른 주요국가들보다 금융위기를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다는 평가를 얻었다.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위기를 기회삼아 민간·공공부문 개혁 등 경제 체질개선에 대한 당국의 진지한 고민이 이어져야 한국경제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개선돼야 할 경제체질에는 가장 먼저 말라붙은 국내 투자시장의 활성화가 꼽혔다.지난해 국내기업의 해외투자(ODI)는 618억5000만달러로 해외기업의 국내투자(FDI) 127억8000만달러의 4.8배에 달하는 등 투자의 해외유출이 심각하다.이에따라 기업투자 유치를 위해 규제개혁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핵심과제를 발굴해 한시적 규제유예를 적용해야 한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280개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 한시적 규제유예 등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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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소득세 인하 및 투자관련 세제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 투자심리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주요 선진국(G7)은 최근 10년간 기업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평균 5.4%p 인하했다. 금융위기 당시 한국 정부도 기업투자 촉진을 위해 법인세 및 소득세를 인하하고 R&D 등 기업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제공했다.생산 및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SOC 투자 확대도 검토해야 할 정책으로 거론된다. 현 정부가 대규모 건설투자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지만 이미 발표한 24조원 규모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조기 발주하고 집행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금융위기 당시 이명박 정부는 SOC 예산을 13조원 가까이 증액하고 100조원 규모의 대형 SOC 투자계획을 발표해 경제성장을 견인한 바 있다.민간기업의 구조조정과 비대화된 공공부문의 개혁도 필요하다고 한경연은 강조했다.기업의 자발적인 사업재편·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활력법 대상을 전산업으로 확대하는 한편 비효율적인 공공기관의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는 분석이다.프랑스 마크롱 정부가 국영철도공사 등 공공부문 개혁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렸던 것처럼 기능 및 역할이 중복되는 공공기관 통합과 더불어 임금체계, 고용 관행 등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한경연은 특히 과도한 재정지출을 줄이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지예산의 부처간 중복여부, 인력이나 비용의 낭비요소를 점검하는 복지전달체계의 효율화는 오랫동안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추 경제정책실장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의 성공적 극복사례를 돌아보면 이번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며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대책이 적시에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