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지도 않는다"… 수출 반토막최대시장 미국 재가동-판매 모두 불투명부품 차질도 여전… 자금 압박 시작
  • ▲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 ⓒ뉴데일리
    ▲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 ⓒ뉴데일리
    현대자동차 일부 유럽 공장이 셧다운의 영향에서 벗어나 조금씩 숨통이 트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찍고 다소 꺾이는 분위기가 아니냐는 기대감도 인다.

    하지만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아직 생산은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달 수출 역시 전달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부진의 터널’ 속에서 1분기실적 충격까지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터키, 러시아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 지난 3월 말 셧다운에 들어간 지 3주 만이다. SUV 투싼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과 체코 공장도 조업을 재개했다.

    터키 공장은 연 2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핵심거점 중 한 곳이다. 소형 차량 i10, i20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러시아 공장의 경우 소형 SUV인 크레타 등을 연 23만대 생산한다.

    다만 공장 가동률이 평소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등 정상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회사 관계자는 “부분적으로 공장이 돌아가고 있다”며 “부품 수급 차질 등 피해는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해외 생산 거점 가운데 미국 공장, 인도 공장은 재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탓에 쌓이는 재고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해외 법인이 재고를 많이 가진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최대 시장인 미국의 경우 지난 1월부터 3개월 연속 재고 대수가 늘었다. SK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달 재고 대수는 19만대로 집계됐다. 재고 일수는 131.7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15만대·66.5일)보다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수출이 가로 막힐 가능성이 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이달 수출이 12만6589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43.0%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 사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풀리더라도 상당 기간 수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 멕시코, 인도 공장이 셧다운됐다. 특히 다음달 소형 SUV인 셀토스 생산이 멈출 위기다. 계기판에 들어가는 3.5인치 디스플레이 수급에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품은 인도에 진출한 협력 업체가 전량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호성 기아차 사장은 “현지 재고 물량으로 자금 압박이 커지고 있다”면서 “환어음 만기 연장이 시급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기아차의 미국 재고 대수 및 일수는 각각 7만4000여대, 40.9일을 기록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수요 급감으로 재고 일수가 증가했다”며 “특히 현대차그룹 이 주로 경쟁하는 부문에서 재고가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 충격이 이달도 수요와 생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1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현대차의 1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액 23조2602억원, 영업이익 7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8248억원)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12.9%가량 주저앉을 것으로 우려된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3444억원으로 42.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