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수기 불구 판매량 격감… 지난달 9.9% ↓완성차 중심 지원, 영세업체 몰린 중고차 '나홀로 제외'생계형 포터·모닝·봉고만 현상 유지
  • ▲ 중고차 업체인 케이카의 청주 직영점 전경(기사 내용과 사진은 관계 없음) ⓒ케이카
    ▲ 중고차 업체인 케이카의 청주 직영점 전경(기사 내용과 사진은 관계 없음) ⓒ케이카
    코로나19 사태가 중고차 시장까지 덮치고 있다. 거래가 뚝 끊기면서 당장 생존이 걱정이다. 영세업체는 물론 대기업마저 살얼음판 분위기다.

    개소세 인하 등 정부 지원에서 '나홀로 제외'되다 보니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

    23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팔린 중고차 대수는 8만4313대로 전년 동기(9만3551대) 대비 9.9% 줄었다.

    입학과 취업, 봄 나들이 등으로 거래량이 만은 성수기지만 1~4월  누적 판매도 25만6430대에 그쳤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접촉을 꺼리는 탓에 정상적인 영업이 거의 불가능하다.

    같은 달 완성차 5개사가 내수 시장에서 9.2% 증가한 15만1025대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는 완성차의 경우개소세와 교육세 감면 등 최대 143만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가 반영돼 판매가 늘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가 팔리지 않아 매장 임대료,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생존 벼랑에 몰려 있는데도 대책은 쏙 빠져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중고차 업계는 총 6000여 개 업체 중 70%가량이 영세업체다. 종사 인원은 3만명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영세업체의 한 대당 평균 매출액은 1000만원에 불과하다.

    소비자에게 취득세(차값의 7%) 감면 혜택을 줘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업체인 케이카는 코로나19 충격을 버티지 못해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전 임원이 급여의 20%를 삭감하고, 희망퇴직 등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가 내수를 살리겠다며 완성차 중심으로 판매 확대 독려에 나섰지만, 정작 불경기로 인해 고통받는 서민이 많이 찾는 건 중고차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지난 한 달간 거래된 중고차 가운데 판매 1위(국산차 기준)는 생계형인 소형 화물차 포터(5251대)로 나타났다. 포터는 소규모 창업에 많이 이용돼 경기가 나쁠 때 오히려 판매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차다. 뒤이어 경차 모닝(2873대), 봉고 트럭(2606대) 등이 순위권에 들어갔다.

    과세체계와 기준을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불만도 많다. 중고차 업체는 단순 판매를 위해 사들이는 경우에도 취득세를 내야 한다.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한 해당 법이 2016년 말 일몰됐기 때문이다. 차값이 2857만원을 넘어가면 취득세의 15%를 부과받는다. 

    여기에 거래 시 소비자가 낸 세금이 다시 포함돼 ‘이중과세’ 된다는 논란이다. 중고차 업계는 취득세로만 수십억원을 내고 있다.

    업계는 “중고차 시장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는 등 영세업체가 많다”며 “거래 규모는 새차보다 2배 이상 크지만 지원대책이 아무것도 없어 아예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몰려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