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중앙임상위, ‘죽어있는 바이러스’ 등 해석상 엇갈린 주장 회복기 25명 선정기준 모호… 중화항체 농도 등 세부근거 공개 無 김우주 교수 “변이 가능성 존재, 전체 재양성자 대상 전수조사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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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를 겪은 후 중화항체가 생겨도 재양성되는 환자의 비율이 ‘48%’라는 정부 발표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성을 중화하고 무력화시키는 것이 핵심인데, 절반 가까이 그 능력 자체가 무용지물이라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결국 중화항체가 있어도 재발하는 것은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의심이 들 수밖에 없으므로 전면적이고 체계적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근 질병관리본부는 회복기에 있는 코로나19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대상인 환자 25명은 모두 중화항체가 형성됐지만 12명은 재양성을 판정을 받았다. 즉, 48%는 재발했다는 것이다. 

    이에 질본은 재양성자 12명으로부터 호흡기 검체를 채취해 감염 전파력 확인을 위한 바이러스 분리배양검사를 실시했다. 

    1차 검사 결과에서 바이러스 조각이 나오지 않았다. 이는 바이러스의 분리 배양이 안된다는 것으로 재양성이 될 때는 전파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질본 측은 “재양성 원인을 아직 파악 중이나 체내에 바이러스가 남아있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재양성 시 타인에 대한 전파력은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 중앙임상위, “질본 발표에 해석상 주의해야”  

    이러한 질본의 발표가 이어지자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부랴부랴 추가자료를 내고 해석상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중화항체가 생겨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속 몸에 살아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중앙임상위원회는 “환자에 따라서 중화항체가 형성돼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체내에 남아 있는 기간이 다를 수 있다고 추정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죽은 바이러스라도 바이러스 유전자(RNA)가 남아있으면 PCR검사에 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본의 발표와 달리 중앙임상위원회는 모든 환자에서 중화항체가 만들어졌다는 측면에서 해석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주장을 펼쳤다. 

    ◆ 연구의 한계점, 주요지표는 미공개… 전체 전수조사 필요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재양성 문제가 큰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질본과 중앙임상위원회는 회복기 25명 대상 연구와 관련해 집중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 자체의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본이 관련 내용을 발표할 22일 당시 재양성자는 207명으로 격리해제자 8277명 중 2.5% 수준이었다. 

    여기서 25명을 선정한 기준과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문이 생긴다. 연구대상은 편향 없이 골고루 선정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중화항체 측정 시기에 따른 변화, 역가 수치, 바이러스 배출농도를 뜻하는 CR값 등 베일에 싸인 정보들이 많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또 일련의 해외논문 등에서 발표된 코로나19 변이로 인한 재양성이 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보다 세부적인 내용이 연구에 담겨야 한다. 어느 정도의 중화항체가 있어야 코로나19를 방어할 수 있는지 등 수치가 근거로 제시돼야 명확한 해석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화항체가 있음에도 바이러스가 배출된다는 것은 코로나19 변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한 심층적 연구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질본이 진행 중인 25명에 대한 연구가 아닌 재양성자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전파력 확인을 위한 바이러스 배양 ▲변이를 확인하기 위한 염기서열분석 ▲바이러스 배출기간 분석을 위한 대변검체 검사 등이 진행돼야 한다는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