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적 환율, 신차 효과에 영업이익 4445억2분기 '코로나 직격탄' 예상4월 생산차질 8만8000대… 딜러사 마비 나타나유동성 10조원 확보 등 위기극복에 총력
  • ▲ 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
    ▲ 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
    기아자동차가 올 1분기(1~3월) 견조한 경영실적을 내놨다. 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신차 효과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우한폐렴) 충격을 비껴간 ‘착시효과’로 실적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평가다. 

    특히 8만대 이상 생산 차질을 빚고 해외 딜러사가 마비되는 등 2분기(4~6월) 불확실성이 극대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아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실적 발표회를 열고 1분기 영업이익이 44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41억원)보다 25.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약 2800억원의 통상임금 소송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슈를 제외 시 견조한 수준이다.

    매출은 14조5669억원으로 17.1%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59.0% 급감한 266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1분기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전이었다”며 “중국 외 다른 지역에서 우호적 원·달러 환율, 신차 효과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판매량은 64만8685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66만1355대) 대비 1.9% 줄었다. 국내 시장 판매량이 1.1% 증가했지만,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는 각각 10.1%, 60.7% 미끄러졌다. 

    내수 시장은 지난 2월 전선뭉치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부족 사태를 겪은 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 신형 K5 등이 신차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충격이 시작된 중국과 유럽 시장에선 큰 폭의 판매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4월 한 달간 생산 차질 규모는 8만8000대에 달할 전망이다. 정성국 기아차 IR담당 상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 8만8000대 수준의 생산 차질이 나타날 것”이라며 “공장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딜러사 현황에 대해선 “미국 시장에서 약 50%의 딜러사가 영업을 하고 있다”며 “유럽 시장의 경우 가동률이 45%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2분기부터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달 말 주요 지역 공장 가동과 판매 중단이 시작되면서 2분기 심각한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며 “상황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판매 감소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신차 중심 판매역량 집중, 탄력적 대응을 위기극복 방안으로 제시했다. 먼저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신형 쏘렌토 등 수익성이 높은 레저용차량(RV) 판매에 집중한다. 

    이와 함께 특별 할부 구매 상품 운영과 전사적 비용 절감, 권역별 기준 경영방침 마련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유동성 확보에도 본격 나선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은 “사업계획에서 밝힌 7조9000억원 외에 외부에서 3조원가량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며 “올연말 1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앞서 5년 만에 6000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수요예측에선 총 720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이 밖에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강화, 빠른 순수 전기차 전환 등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