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판매 감소… 수입 덤프는20% 이상 격감물동량 줄어 '이중고'전동화·친환경 앞세워 위기극복 시동
  • ▲ 현대자동차의 상용차 (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현대차
    ▲ 현대자동차의 상용차 (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현대차
    상용차(트럭과 특장차 등 사업에 사용되는 자동차)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급격히 나빠진 건설 경기와 코로나19(우한폐렴) 충격이라는 두 가지 악재를 만나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지난달 판매가 20%가량 줄어든 가운데 업계는 ‘친환경’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27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상용차 판매대수는 2만994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3763대)보다 11.7% 감소했다.

    차종 별로는 현대차 뉴 마이티가 558대 팔렸다. 지난해 동기(761대) 대비 26.7% 뒷걸음질 쳤다. 대표 중형 트럭인 메가트럭은 29.6% 감소한 409대를 기록했다.

    ‘생계형 트럭’인 현대차의 포터 2의 경우 8825대로 11.7% 쪼그라들었다. 기아차의 봉고 3도 3.4% 줄어든 5103대에 그쳤다. 1t 트럭은 자영업자의 수요에 따라 성과가 갈리는데, 최근 경기 위축 영향으로 폐업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상용차 생산기지인 현대차 전주 공장은 1995년 이후 처음으로 가동률이 40%대로 떨어지는 등 수요 절벽에 부딪혀 생산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수입 상용차 판매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달 판매대수는 373대(덤프트럭 포함)에 불과했다. 지난해 동기(469대)와 비교하면 20.5% 급감했다. 부동의 1위인 볼보트럭은 14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베코는 한 달간 겨우 24대를 판매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판매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건설 경기가 얼어붙은 데다 경기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물동량이 줄거나 운임이 추락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일반적으로 장거리 운송에 필요한 중대형 트럭은 건설 부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물류 사업과 건설 분야에 쓰이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건설 투자는 최소 1조9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판매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인다는 얘기다.

    업계는 이제 막 시장이 열리고 있는 친환경 상용차 공략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전기 모터를 얹은 포터 2 일렉트릭과 봉고 3 EV를 판매 중이다. 이뿐 아니라 버스 카운티 EV, 마이티 EV 출시를 준비 중이다.

    현대차는 특히 친환경 상용차를 전기차와 수소차 등 투트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수소차는 경찰버스, 시내버스, 중대형트럭의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다임러 트럭, 볼보트럭, 미국 포드, 전기차 업체 테슬라 등도 대형 전기 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상용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상용차는 배출가스 등 환경 규제에 친환경 전환이 빠를 수밖에 없다”며 “배터리 적재 공간이 넓고 단가가 높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