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계열사 미포함 시 3조 재원 마련 불가능밥캣 등 핵심 계열사 팔면 현금 창출 창구 사라져채권단-그룹, 매각 대상 놓고 막판까지 줄다리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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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중공업이 이르면 이달 중순 자구안을 최종 확정한다. 두산그룹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3조원 이상 확보하겠다 밝힌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인프라코어나 밥캣 매각까지 이뤄질 지 주목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과 두산 그룹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채권단은 실사를 마무리 한 이후 바로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시점이 이달 중순 쯤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산과 두산중공업은 이달 14일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날 정상화 방안이 나올 수 있단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달 27일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최종 확정하고 채권단에 제출했다.

    두산그룹은 이날 자산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 자구노력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를 엄격한 수준으로 개선하고 이를 발판으로 두산중공업 경영의 조기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두산그룹이 언급한 3조원 이상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미 매물로 거론되는 두산솔루스 외에 굵직한 사업군을 팔아야만 해당 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으로 약 8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게 시장 전반적인 분위기다. 당장 올해 갚아야할 차입금만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두산의 산업차량BG, 모트롤BG와 두산중공업 100% 자회사인 두산건설과 두산메카텍, 춘천 라데나골프클럽을 운영하는 두산큐벡스, 클럽모우CC 등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을 개별로 매각을 하든 패키지로 처분하든 그룹이 밝힌 3조원에 달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나 밥캣 등 핵심 계열사 매각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밥캣은 현재 시가총액이 약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분은 인프라코어가 51% 보유하고 있다. 2019년 실적은 매출 4조5096억원, 영업이익 47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13.6%, 영업이익은 3.9% 늘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밥캣의 매각 가격은 1조5000억원 이상이다. 따라서 두산솔루스에 밥캣 매각, 대주주의 사재 출연 등이 더해지면 3조원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게 업계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밥캣을 판다면 3조원을 마련할 순 있겠지만 향후 그룹의 현금 창출 창구가 사라진단 문제가 있다"며 "핵심 계열사 매각을 두고 채권단과 그룹간 줄다리기는 정상화 방안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