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4월 수출쇼크글로벌 수요 바닥… 최대시장 美 마비 휘청완성차 업체, 연휴 늘리며 재고 조절
  • ▲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수출선적 부두.(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현대차 홈페이지
    ▲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수출선적 부두.(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현대차 홈페이지
    한국 자동차 업계의 ‘수출 쇼크’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달 수출액이 1년 전보다 36.3% 급감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수출길이 막힌 데다 수요 위축 상태로 접어들어서다.

    업계는 일제히 ‘셧다운’에 들어갔다. 생산량 조절이 불가피해서다.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되는 이달을 잘 넘길 경우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23억9100만달러로, 작년(37억5200만달러)보다 36.3% 급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수요가 줄어든 여파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6월(38.1%)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10년 10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산업부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해외 시장에 내려진 이동제한 조치, 현지 딜러들의 영업 중단에 수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시장 마비가 뼈아팠다. 시장 정보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은 62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53.0% 줄어든 수치다.

    완성차 업체는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이번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수출 절벽에 ‘황금연휴’를 활용해 고정비 절감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다음날인 5일까지 국내 공장 조업을 중단한다. 이날은 한글날(10월 9일) 휴일을 앞당겨 쓰기로 노동조합과 합의한 바 있다. 준중형 해치백 i30 등 수출 비중이 큰 차종을 만드는 울산 3공장은 사흘 더 임시 휴업하기로 했다.

    기아차의 경우 오는 8일까지 경기 광명시 소하리 1·2공장, 광주 2공장을 멈춰 세운다. 소하리 1·2공장은 오는 22~25일에도 셧다운을 이어간다. 회사 측은 “수출 감소에 따라 재고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은 다음달 10일까지 부산 공장 문을 닫는다. 이 밖에 한국지엠(GM)은 인천 부평 1공장을 멈췄고 쌍용차는 이미 경기 평택 공장 생산라인별로 순환 휴업을 시행 중이다.

    코로나19발(發) 위기극복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이 다소 진정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달 바닥을 치고 그 이후로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셧다운이 끝나가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현대차는 4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 공장 재가동에 들어간다. 일부 교대조 근무를 시행한 뒤 몇 주에 걸쳐 투입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과 멕시코 공장도 같은날 정상화된다. 현대차의 체코 공장, 러시아 공장, 터키 공장,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현재 정상 조업 중이다.

    이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포드, 제너널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오는 18일까지 미국 공장의 생산 재개에 나선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2분기(4~6월)에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고 간신히 버티는 중”이라며 “공장이 돌아가야 하는데 셧다운이 풀리는 상황을 유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