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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자회사이자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를 내세워 유료방송 M&A 시장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 역시 최근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인 만큼, 향후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가 최근 매물로 나온 케이블 업체 현대HCN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KT 측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삼정KPMG를 인수자문사로 선정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된 상황이지만, KT가 독과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KT스카이라이프를 전면에 내세울 것이란 분석이다.
합산 규제는 특정 사업자가 유료방송 시장의 33.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규제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31.31%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 24.03% ▲딜라이브 6.1% ▲CMB 4.7% ▲현대HCN 4.1% 순이다.
KT스카이라이프 내부적으로도 올해 김철수 대표 선임 후 M&A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자사 통합 OTT 서비스 '토핑' 운영 등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가입자 확보 및 매출 증대 등 거시적 성장을 위해선 M&A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2017년 436만 4021명 ▲2018년 427만2666명 ▲2019년 418만 7717명으로 줄었다. 올 1분기 누적 가입자 역시 415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3.5만명 감소했다.
이를 반영하듯 KT스카이라이프 영업이익도 최근 몇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 영업이익은 780억원, 2017년 743억원, 2018년 633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65억원으로, 김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추가적인 증가세도 예상할 수 있겠으나 증가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M&A 향방에 즉답을 피하기보단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SO, 콘텐츠 M&A 등 관련 사업분야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외부적으로도 21대 국회 출범과 방송통신 융합으로 시장이 재편, 해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 케이블 업체인 딜라이브 인수 주체로 나서기도 했지만, 당시 국회는 "위성방송은 난시청 지역 등에 전달 가능한 보편 서비스로, KT의 시장지배력 강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지분 매각 등 높은 공익성을 요구했다. 이에 KT 측은 KT스카이라이프의 케이블 M&A 잠정 중단 뜻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 당시 경쟁 이통사 및 케이블 업체들의 'KT스카이라이프-딜라이브' 반대 여론이 국회로 번져 관련 움직임이 컸으나, 이후 'LG유플러스-CJ헬로(현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등 잇따른 M&A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KT스카이라이프도 성장 정체 돌파구를 꾀하기 위해서라도, 딜라이브 혹은 현대HCN에 대한 인수작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