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제로 단기적 안정 효과, 급등세 제어될 듯여의도·마포·광진·강동·동작·서대문구 일대 등으로 갭투자 우회 '집 사기 좋은 곳' 좌표 찍는 효과 … 금리 인하 맞물려 장기적으로 상승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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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소재 전체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해당 지역 내 집값과 거래량이 일부 하락 조정될 전망이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다만 기본적으로 강남 3구 등을 중심으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고 있어서 토허제 지정 자체가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19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일부 집값 하락과 거래량 감소를 전망했다.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한 달 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었는데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는 것이다"며 "규제 강도가 강해 매맷값 하락과 거래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박원갑 KB금융 부동산수석위원 역시 "전세를 끼고 사는 일명 갭투자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실거주가 불가능한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 수요가 많이 줄어들어 실거주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다"며 "이같은 투자심리 둔화로 강남권과 용산구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고 가격 상승세도 주춤할 것이다"고 평가했다.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토허제 구역이 확대되면서 투자 수요가 비규제 지역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에 풍선 효과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현재 30평대 가격이 20억원 이상 넘어간 지역이 과열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서울 주택 구매 수요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지 않은 한강 변 등으로 분산할 가능성도 있다"며 "영등포(여의도)·마포·광진·강동·동작·서대문구 일대 등으로 갭투자 주택 구매가 우회하는 풍선효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 역시 "정부의 정책은 '강남3구와 용산이 좋은 지역이니 묶겠다'고 시장에 알려주는 꼴이다"며 "사람들의 관심이 더 부각되기 때문에 가격이 더 내리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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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내 부동산 중개업소에 걸린 실거래 현황표ⓒ연합뉴스
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토허제 시행 후 거래량은 감소하겠지만 신고가는 오히려 막을 수 없다"며 "지난 5년간 토허제 지역에서 신고가가 더 많이 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도 집값을 잡기보다는 상승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이어 "6개월 이내에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더 크다"며 "이번 조치는 시장 하락보다 상승을 강화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고 정부가 좌표를 찍어준 셈이다"고 평가했다.한편 나인원한남·한남더힐·래미안원베일리 등 초고가 아파트가 몰린 반포·한남동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김효선 위원은 "반포·한남동의 집값 급등은 크게 잡히지 않을 수 있는데 당장 매도자들이 급한 상황이 아니다"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사 이자 부담에 물건을 내놓는 사람도 없고 대부분 부채 비율이 낮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가격 급등 전 매입한 사람들은 이미 시세 차익이 상당한데 어느 정도 차익이 생기면 팔겠다고 여유 있게 물건을 내놓는 분위기다"며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돼 가격이 크게 낮춰지지 않고 지금 수준으로 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