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승용에 이어 상용으로 수소전기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부응하면서 수소전기차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22일 김세훈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전무)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소전기차는 전기차에 비해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며 “상용차의 경우 주행거리가 늘어날 수록 배터리가 무거워지는 것 등을 감안하면 더욱 수소전기차가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전기 상용차는 짐도 많이 싣고, 배터리도 무겁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아직 100km에 불과하지만 수소전기 상용차는 300~400km로 좀 더 현실적이다.
둘 다 친환경 무공해 차량이라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상용차 시장에서는 수소전기차가 앞선다는 얘기다.
특히 디젤 규제로 도심 진입이 제한되는 도시가 많아지면서 경유 화물차들이 수소전기로 전환되는 추세이다. 유럽이나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유럽연합(EU)은 7.5톤 이상 대형트럭에 대해 이상화탄소 배출량을 2021년 대비 2025년에 15%, 2031년에는 30%까지 저감하도록 규제하기로 했다.
김 전무는 “이미 상당수 보급된 수소전기 승용차 시장의 기술을 상용차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며 “연료전지시스템 가격이 낮아지면 보급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0일 수소전기 화물차 보급 시범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 경유 상용차의 친환경화에 앞장서기로 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스위스에 단계적으로 10톤급 수소전기 트럭 16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스위스에 수출하기로 한 수소전기 트럭을 국내 사양으로 개발, 내년 국내에 출시해 시범사업에 투입하는 것이다. 2022년까지 시범사업을 거친 후에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해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쿠팡이 수소전기 트럭을 구매해 물류 운송에 사용할 예정이다.
경남 창원시 쓰레기 수거를 위해 5톤급 수소전기 트럭을 청소차로 투입하는 MOU를 맺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현대차가 신형 수소전기 버스 양산 1호차를 공개한 이후 버스 보급도 활발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고속형 경찰 수소전기 버스를 공개했다. 기존 유니버스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한 것으로, 고속주행에 적합하도록 차체 바닥을 높였다. 현대차는 경찰청과 실승사업을 거친 후에 내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2021년 이후에는 모든 경찰버스를 수소전기 버스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도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수소전기 버스를 위한 충전소 구축 MOU를 체결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부지를 제공하고, 현대차가 충전소를 건립한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 하반기 7대를 시작으로, 매년 최대 5대의 수소전기 버스를 구매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현대차의 노력으로 수소전기 상용차 보급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제부터는 내구성 문제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전무는 “승용차의 품질보증은 최대 16만km 정도이지만, 상용차는 100만km까지 늘어나고 있다”며 “품질보증을 위한 내구성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지난해 품질결함으로 비난을 받자, 무상보증을 기존 3년 45만km에서 7년 100만km까지 연장한 바 있다. 수소전기 상용차도 경유차 못지 않은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