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사고 브리핑 "참사 책임에 통감… 방법·시기 상의"'셀프조사' 논란에 사조위 위원장 사퇴, 상임위원 배제"녹취록 공개 검토… 로컬라이저 규정 위반은 아니다"여객기 한쪽 엔진서 깃털 발견… 직접 원인은 규명 필요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무안공항 참사 책임을 통감하며 사고 수습 이후에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7일 박 장관은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에서 열린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책임 있는 당국자로서 적절한 처신을 할 생각이며 적절한 방법과 시기를 상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적절한 처신'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박 장관은 "이런 사고가 났으니 당연히 주무장관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며 "적절한 사태 수습과 정치적인 상황 등 적절한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박 장관은 유가족에게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매우 참담한 심정을 느끼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불의의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분들, 국민 여러분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다만 국토부는 참사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 설치에 대해서는 규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국내 외 기준을 검토한 결과, 종단안전구역 내에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게 원칙이며 로컬라이저 전까지 종단안전구역을 최대한 확보하라는 의미로 규정을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 장관은 "규정 준수 여부를 떠나 안전을 보다 고려하는 방향으로 신속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나아가 국토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에 참여하는 국토부 인사 2명은 위원회에서 배제한다고 밝혔다. 현 사조위의 위원장(비상임)은 국토부 항공교통본부장 출신이고, 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당연직 상임위원을 맡고 있는 만큼 '셀프조사' 비판이 불거진 바 있다.박 장관은 "조사의 공정성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있던 사조위 위원장은 오늘 부로 사퇴 의사를 표명했고 상임위원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을 사고조사 등 위원회 업무에서 배제했다"며 "조사의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을 확보하고 사조위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위원회 조직, 인적 구성 개편방안을 포함한 관련 법률 개정과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한편, 이날 박 장관과 함께 국토부 기자실을 찾은 이승열 사조위 사고조사단장은 여객기 참사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관제사의 경고와 생존 승무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조류 충돌이 사고의 최초 원인으로 지목돼왔는데, 조류 충돌 발생 사실을 정부 당국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이 단장은 "조류충돌이 있다고 바로 엔진이 고장나는 것은 아니"라며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은 되지만 양쪽 모두에서 (조류충돌이) 일어났는지는 조사를 해봐야 한다. 한쪽 엔진은 확실히 버드스트라이크가 확인된다"고 덧붙였다.다만 조류충돌 이전에 엔진 이상 등 기체결함이 있었는지, 양쪽 엔진 모두 조류충돌이 발생한 것인지, 조류충돌이 엔진고장의 직접적 원인이 됐는지 여부는 앞으로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항공전문가들은 사고 당시 영상 등을 통해 양쪽 엔진 모두 이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사고기에 장착됐던 음성기록장치(CVR)는 자료 추출 후 녹취록 작성이 완료됐으며, 파손된 비행기록장치(FDR)은 지난 6일 미국으로 이송돼 분석에 필요한 절차를 밟는 중이다.정부는 녹취록과 분석 결과에 대해 조사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공개하는 방안을 사조위와 협의할 계획이다. 사고 원인과 경위 등에 대해서는 한·미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도로 경찰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