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36위' HJ중공업, 부채율 498%…신동아 보다 69%p↑'미분양적체→유동성악화→차입금증가' 악순환…고사위기악성미분양 4년4개월만 최다…부도업체 4년연속 증가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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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58위'인 신동아건설이 결국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됐다. 주택브랜드 '파밀리에'를 보유한 신동아건설은 과거 '여의도 63빌딩'을 지은 시공사로도 유명하다. 이미 중견건설사 열에 네곳이 부채비율 200%를 넘어선 만큼 줄도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전날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에 기업회생절차 개시신청서를 접수했다. 빠르면 이달중 보전처분과 포괄적금지명령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신동아건설은 지난해 2월 금호건설과 공동시공에 나선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 입주가 지연되고 경남 진주 '신진주역세권 타운하우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등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며 자금난에 직면했다.이 과정에서 지난해말 만기가 도래한 60억원 규모 어음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어졌다.업계에선 부동산시장 및 건설경기 침체가 하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줄도산 시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일부 건설사는 이미 재무부담이 한계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21~60위권 중견건설사 40곳중 신동아건설을 포함한 17곳이 지난해 3분기(분기보고서) 또는 2023년말(감사보고서) 연결기준 부채비율 200%를 넘겼다. 부채비율은 기업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200%이하를 적정기준으로 본다.건설사별로 보면 이미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중인 태영건설(시평 24위·748%)을 제외하고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시평 36위의 HJ중공업으로 드러났다. HJ중공업 부채비율은 498%로 지난 6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429%) 보다 무려 69%p 높다.뒤이어 △두산건설(32위) 338% △SGC이앤씨(40위) 309% △쌍용건설(26위) 288% △효성중공업(39위) 285% △대보건설(53위) 280% △HL디앤아이한라(30위) 269% △동부건설(22위) 250% △일성건설(56위) 225% △SK에코엔지니어링(38위) 222% △한신공영(28위) 220% △남광토건(59위) 210% △서한(51위) 205% △대광건영(49위) 203% △대방건설(23위) 201% 등도 부채비율이 적정선을 웃돌았다.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지방현장에서 발생한 미분양 탓에 공사비 회수가 늦어지고 이로인한 유동성 악화로 차입금을 끌어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적잖은 건설사들이 카드값을 돌려막는것 마냥 버티고 있지만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기존엔 미분양이 발생해도 공공공사 등으로 보전할 수 있었지만 이젠 공사비가 올라 그마저도 어려워졌다"며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이러다 말라죽겠다는 볼멘소리만 나온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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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위기를 촉발한 원흉으로는 미분양이 꼽힌다.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1월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 준공후미분양 물량은 1만8644가구로 직전월 1만8307가구대비 1.8% 증가했다. 2020년 7월 1만8560가구이후 4년4개월만에 최다치를 찍었다.준공후미분양은 아파트를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시행·시공사 재무부담으로 직결돼 '악성미분양'으로도 불린다.미분양과 공사비 상승, 정국 불안 등 악재가 겹쳐 올해 문닫는 건설사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지난해 부도를 낸 건설사는 30곳으로 2019년이후 가장 많았다. 부도 건설사수는 △2021년 12곳 △2022년 14곳 △2023년 21곳 △2024년 30곳으로 4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지방 유력 건설사들도 하나둘 쓰러지고 있다.지난해 11월엔 부산 7위 신태양건설(105위), 12월엔 전북 4위 제일건설(202위)이 부도를 맞았다.대형건설 C사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20위권, 나아가 10위권 상위건설사도 자금난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며 "미분양주택 구입시 세제 혜택 등 정책지원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