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젠슨 황 CES 기조연설"모든 개발자 전문지식·리소스 없어""물리적 AI 대중화위해 코스모스 출시"로봇학습에 필요한 시간·자본 줄어차세대 GPU, RTX50 시리즈도 공개성능 3배 개선, 가격 3분의 1수준삼성·SK 아닌 마이크론 GPDDR7 탑재
  • ▲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에서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이가영 기자
    ▲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에서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이가영 기자
    “로보틱스를 위한 챗GPT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23년 AI붐을 예측했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AI의 궁극적 미래를 물리적 AI로 정의하고, ‘코스모스(Cosmos)’라는 새로운 AI 모델을 선보였다.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6시 30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진행된 오프닝 키노트 연설자로 나와 “새로운 물리적 인공지능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거대 언어 모델(LLM)과 마찬가지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FM)은 로봇과 자율주행 차량(AV) 개발을 발전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모든 개발자가 자체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전문 지식과 리소스를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는 물리적 인공지능(AI)을 대중화하고 모든 개발자가 일반 로보틱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코스모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물리적 AI는 로봇과 자율주행차량 등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 시스템이다. 코스모스는 이들 시스템이 로봇 등이 현실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게 지원한다. 이를 통해 로봇과 자율주행차를 실제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

    지금까지 로봇·자율차를 개발하는데는 통일된 플랫폼이 없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강력한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컴퓨팅 능력과 AI소프트웨어를 적용한 플랫폼으로 로봇·자율차 개발에 대한 난이도를 낮추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 ▲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에서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이가영 기자
    ▲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에서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이가영 기자
    젠슨 황 CEO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코스모스는 물리적 법칙이 적용되는 현실 같은 3D 환경(비디오)을 생성하고, 로봇·자율차가 가상 환경에서 현실 세계에 있는 것 처럼 학습을 할 수 있게 한다. 추론력이 강화된 AI는 가상 환경에서 다음 순간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생성해내고, 로봇·자율차는 그 속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며 최선의 선택을 학습한다.

    이 플랫폼은 2000만 시간 분량의 영상을 단 14일 만에 처리해 중앙처리장치(CPU)만 사용하는 경우 3.4년이 걸리는 작업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토크나이저는 기존보다 처리 속도가 12배 더 빠르다. 코스모스를 활용하면 로봇 학습에 필요한 시간과 자본이 모두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애자일로봇, 피규어 AI, 뉴라 로보틱스, 애질리티, 힐봇 등 선도적인 로봇 기업과 함께 자율주행 스타트업 와비, 샤오펑 등 자동차 회사, 차량 공유 업체 우버가 이 플랫폼을 채택했다고 황 CEO는 전했다. 
  • ▲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에서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이가영 기자
    ▲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에서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이가영 기자
    이날 황 CEO는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RTX50’시리즈도 공개했다. RTX50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블랙웰’이 탑재됐다. 

    RTX50 시리즈는 9200만개의 트랜지스터가 탑재됐고, 초당 3352조번의 AI 연산 능력을 갖췄다. 전작인 에이다 가속기 기반 GPU 대비 3배 개선된 성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격은 3분의 1수준으로 낮아졌다. 전작 중 최고 성능을 보이는 RTX 4090이 1599달러인데 이와 동일한 성능인 RTX 5070은 549달러로 책정됐다.

    다만 이번 RTX 신제품에는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가 아닌 마이크론의 GPDDR7을 탑재한다.

    황 CEO의 키노트는 올해 최고 하이라이트로 꼽힐 정도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CES 기조연설에 나선 건 8년 만이다. 오후 6시 30분 시작예정이었지만 3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전 세계 미디어와 업계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입장이 시작돼는 4시 30분에는 만달레이 베이 1층을 한 바퀴 돌고도 늘어선 인원들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결국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리며 황 CEO의 기조연설은 예정 시간보다 20분 이상 지연됐다. 행사장인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내 미켈롭 울트라 아레나는 1만40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모든 좌석은 만석됐고 중간중간 서 있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한편, 이날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황 CEO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