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in) 코로나 시대, 의심환자 안전한 수술 첫 사례 미국서 온 30대 여성 환자, ‘자궁흡입소파술’ 받고 회복 중
  • ▲ 명지병원에 설치된 음‧양압 듀얼 수술장. ⓒ명지병원
    ▲ 명지병원에 설치된 음‧양압 듀얼 수술장. ⓒ명지병원
    미국의 어느 병원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급거 귀국했으나 ‘해외 입국자 2주간 자가격리’라는 규정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던 재미교포 환자가 명지병원의 음압수술실에서 안전하게 수술을 받았다.

    명지병원은 25일 이 인(IN)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만든 ‘음‧양압 듀얼 수술장’을 통해 코로나19 의심환자 첫 수술을 마쳤다고 밝혔다. 

    명지병원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재미 교포 38세 여성이 최근 명지병원 음압 수술실에서 포상기태(Hydatidiform Mole)로 인한 자궁흡입소파술을 성공리에 받고, 현재 회복 중이다.

    이 환자는 미국에서 임신 후 초음파를 통해 자궁 내 임신의 과정 중 영양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인 ‘포상기태’ 진단을 받았다. 

    포상기태는 태아조직이 없거나, 있더라도 기형의 형태이며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를 말하는데, 치료를 미루다 보면 자칫 악성 종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신속한 수술이 필요하다.

    이에 미국 뉴저지주의 카운티주립대학을 비롯하여 여러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으려 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병원이 받아 줄 수 없다는 답을 받고는 급거 한국으로의 귀국길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 도착 후에도 ‘해외 입국자 2주간 자각격리’ 지침으로 신속한 치료를 받기가 불가능했다. 

    한국에서도 대부분의 병원이 1차 RT-PCR 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았더라도, 언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현할지 모르는 불안감에 자각격리 중인 환자를 선뜻 수술하겠다고 나서는 병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명지병원은 정식 개소식을 갖지는 않았으나, 인(in)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중환자 치료를 위해 음압수술실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자가격리 중인 환자의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명지병원 산부인과 박병준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은 수술복 위에 규정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음압수술장에서 이 환자의 수술을 성공리에 진행했다.

    수술 후, 음압병실에서 격리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는 자가격리 중이라 전화를 통해 주치의와 경과관찰을 시행해 왔다. 24일 자가격리가 해제된 이 환자는 오늘(25일) 명지병원 산부인과 외래 진료를 받았다. 

    박병준 교수는 “음압병실에서 보호복을 입고 첫 진료를 시작할 때 환자가 눈물을 글썽였다”며 “이역만리 미국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국의 품에 안겨,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데 대한 안도와 감격이 눈물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코로나를 비롯한 감염병 시대를 살아가면서 감염의 위험 때문에 신속하게 치료와 수술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명지병원은 음‧양압 듀얼 수술장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