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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환경에 동시에 필요한 화학이 안 되면 생존이 어렵다고 봅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가 위기 돌파를 위한 전략으로 친환경 사업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통해 기존 생산비용을 절감하거나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면서다.
2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나경수 사장은 최근 구성원들과 가진 Comm. day에서 "미래에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화학제품의 순기능을 '그린'에 접목시켜 인류 삶의 질을 높이면서 동시에 친환경적이어야 한다"며 친환경 제품 비중을 현 20%에서 70% 이상으로 갖고 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나 사장은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멈춘 몇 달간 그동안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던 대기오염 문제가 일부 해소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안전·보건을 위한 멸균 포장재, 일회용 의료기기를 위한 화학소재, 언택트 소비문화 확산이 불러온 간편 가정식, 위생용품 등에서 플라스틱의 필요성이 재조명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상은 화학 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도전과 기회를 당장의 현실로 옮겨 놓았다"며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화학 산업이 더 이상 설 땅이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고기능성 소재 △재활용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단일 포장 소재 △연비 향상과 배출가스 저감에 탁월한 자동차용 경량화 소재 등을 주임으로 친환경 제품 비중을 대폭 확대해 갈 방침이다. 이에 필요한 역량은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와 M&A 등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폐플라스틱의 자원 선순환을 위해 다시 화학제품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고도화된 '열분해' 기술 확보, 자연 상태에서 분해됨으로써 재활용이 불필요한 생분해성 수지도 개발해 갈 계획이다.
화학 소재 기업 SKC는 강도를 획기적으로 강화한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양산기술 확보에 나선다.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이 소재는 일반 PBAT에 목재펄프에서 뽑아낸 나노셀룰로스 보강재를 더해 잘 찢어지거나 늘어지는 약점을 극복한 고강도 PBAT다.
고강도 PBAT는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석유계 플라스틱 수준의 인장강도를 갖고 있을 뿐더러 일회용 비닐봉투, 멀칭필름, 사출품 등 석유계 난분해성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SKC는 실증사업에 참여한 화학연구원 및 소재기업 등 16개 기관과 협력해 빠르게 양산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SKC가 생산한 고강도 PBAT 원료를 비닐봉투, 빨대, 사출성형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에 공급하고 보완점을 찾아 개선하는 식이다. 동시에 2021년 상업화를 목표로 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C 측은 "친환경적이며 소비자 사용성도 좋은 고강도 PBAT를 빠르게 양산해 국내 생분해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이 성장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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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경우 환경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신나는조합과 함께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기술과 제품을 가진 소셜벤처 및 사회적 경제 기업을 발굴하는 '환경 분야 소셜 비즈니스 발굴 공모전'을 실시한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가진 소셜벤처, 사회적 경제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해 환경 문제를 개선함으로써 환경분야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공모 주제는 ▲폐플라스틱, 폐윤활유 등을 재활용하고 업사이클링하는 '자원순환' ▲온실가스, 대기가스, 미세먼지 등을 줄이고 처리하는 '지속가능한 환경' ▲에너지 효율 향상, 전기사용량 저감 설비 기술, 신재생 에너지 활용 기술 등에 대한 '지속 가능한 자원' ▲중대형 배터리 및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배터리&모빌리티'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선발 과정을 거쳐 사업 연계성이 높은 3개 팀에는 최대 2억원의 초기 성장지원금을 각각 지원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스타트업 등과 협업해 버려진 페트병을 수거해 친환경 소재의 신발, 의류 및 가방 등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재생 원료를 만들기 위해 중소 석유화학업체들이 일본에서 연간 2만2000t 규모의 버려진 페트병을 수입해왔는데, 국내에도 체계적인 재활용 및 가공 시스템을 도입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자원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플라스틱 선환경제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해 사회적 가치를 함께 실현하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티앤씨는 제주 지역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 버려진 페트병으로 친환경 가방 제작에 나섰다. 이 가방은 하나당 500㎖ 페트병 16개로 만들어지며 6월5일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앞서 효성티앤씨는 2008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친환경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섬유인 '리젠(regen®)'을 개발했다. 같은 해 세계 최초로 글로벌 리사이클 표준인증(GRS)도 획득했다.
LG화학도 이산화탄소 저감,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트렌드에 맞춰 바이오 기반의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공정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허탁 건국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과거 친환경 사업은 기업 이미지 개선 목적으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수익 확대로 연결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업계 차원에서 많은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