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수도권 최초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열어SK에너지, 판매-세차 등 차량관리 통합서비스 개발 착수에쓰오일-현대오일도 박차… "언택트 시대 맞춤형 서비스 나서"
  • ▲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융복합 에너지스테이션. 좌로부터 수소충전소, 셀프주유소, LPG충전소. ⓒGS칼텍스
    ▲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융복합 에너지스테이션. 좌로부터 수소충전소, 셀프주유소, LPG충전소. ⓒGS칼텍스

    주유소가 변신하고 있다. 기존 석유제품 외에 전기·수소까지 충전할 수 있는가 하면 창고 활용, 택배 거점, 차량 관리까지 시업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도심 내 교통 요지에 들어서는 만큼 이를 활용한 이른바 플랫폼 비즈니스의 확장이다. 1분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이를 통한 분위기 반전까지 노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전날 서울 강동구 소재 주유소·LPG충전소 부지에 수소충전소 'H 강동 수소충전소-GS칼텍스'를 준공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100㎾급 전기차 급속충전기 설치에 이어 이번에 수소충전소까지 영업을 개시하면서 휘발유·경유·LPG·전기뿐만 아니라 수소까지 공급 가능한 약 1000평 규모의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이 완성된다.

    2018년 현대오일뱅크가 울산에 기존 연료와 전기·수소 충전이 가능한 복합 충전소를 설치한 적은 있지만, 서울·수도권 내에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은 서울시내 민간부지에 처음 설치되는 수소충전소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고자 GS칼텍스가 직접 운영하는 상업용 수소충전소다. 수소를 외부로부터 공급받는 방식으로 충전소에서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설비보다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며 하루 약 70대의 수소전기차 완충이 가능하다.

    또한 세차기 2대와 차량 내부 청소를 위한 셀프서비스 코너가 다수 설비돼 있어 친환경차 고객들도 함께 이용 가능하다. 수소충전소 오픈 한 달 동안 수소충전 고객에게는 무료 세차 서비스와 생수가 제공된다. 향후 친환경차 고객에 특화된 서비스를 지속 확대할 계획으로, 서울 동부권과 수도권 지역 고객들의 접근성과 편익이 향상될 전망이다.

    GS칼텍스는 국내 차량 공유업체 그린카와 제휴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주유소들에 전기차를 배치,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GS칼텍스는 접근성이 좋은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우선 설치하고 그린카를 추가 배치함으로써 친환경 전기차 이용의 저변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 측은 "모빌리티와 고객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전기·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및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래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에너지 서비스 확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의 경우 세차 등 차량관리 분야의 선도적 서비스 업체들과 손을 잡고 통합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2018년 GS칼텍스, 물류스타트업 '줌마'와 손잡고 택배서비스 '홈픽'을 시작한 데 이어 또 다른 플랫폼 비즈니스에 나서는 것이다.

    이들 업체와의 제휴로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 서비스(O2O)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이 SK에너지의 구상이다. 서비스별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데다 예약부터 결제까지 가능하고 통합 마일리지 멤버십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세차 및 파킹 서비스를 시작으로 신차 중개, 주차, 전기차 충전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에너지 측은 "모바일 대중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언택트 서비스 활성화에 따른 O2O시장 규모가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며 "O2O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신뢰하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차량관리 통합서비스를 구축·제공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에쓰오일은 주유소에 카카오페이 결제를 도입했다. ⓒ에쓰오일
    ▲ 에쓰오일은 주유소에 카카오페이 결제를 도입했다. ⓒ에쓰오일

    6월1일자로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300여개를 인수하는 현대오일뱅크도 각종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인수 주유소 대부분이 도심에 위치한 점을 활용해 신사업 추진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은 물론, 일정공간을 자유롭게 개인창고로 쓸 수 있도록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도 도입하는 등 플랫폼 비즈니스 및 에너지 기반 신사업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최초 복합주유소를 설치한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인수로 직영주유소가 늘어난 만큼 복합 주유소 확대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에 고양도시관리공사 등과 경기 고양시에 2호점 건립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최근에는 공룡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3종을 선보였다. 고객 접점 확대 차원에서 신규 캐릭터를 개발한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고객 응대, 보너스 포인트 앱 등에 신규 캐릭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형태의 굿즈, 이모티콘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수도권 등 좋은 입지에 직영주유소가 많으면 각종 신사업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다"며 "플랫폼 비즈니스나 대체에너지 기반 신사업 등 최근 추진 중인 주유소 관련 신사업도 탄력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인수 주유소를 대상으로 기업 이미지(CI)와 사장판(주유기 외관) 등을 바꾸고 벽면을 도색하는 등 기업 이미지 통일화(SI)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6월 중순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정유사 최초로 주유소에 카카오페이 결제를 도입해 소비자 편의성을 한층 강화했다. 또 지역화폐 등 다양한 간편결제 수단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결제 편의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유소 내 무인편의점, 덴마크 핫도그 브랜드 '스테프 핫도그(Steff Hotdog)' 매장을 시범 운영하고 추가적으로 무인 백배함, 쿠팡 물류 허브 등 주유소를 활용한 유외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정유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갈수록 악화되는 주유소의 수익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70%를 웃돌던 국내 정유업체의 내수 비중은 현재 30%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 소비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지만, 그래도 코로나19 이전만큼의 수익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유소를 플랫폼으로 활용한 언택트 시대에 필요한 서비스를 접목함으로써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