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 체결… 평균 인상률 1.99%·소요재정 9416억 코로나19 대응 두고 보험자-공급자 간극 좁히기 어려워 한의원 2.9%·약국3.3%·조산원3.8% 등 협상 체결
  • ▲ 2021년 수가협상을 앞두고 보험자-공급자 단체들이 5월 초 상견례를 가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 2021년 수가협상을 앞두고 보험자-공급자 단체들이 5월 초 상견례를 가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내년도 의약단체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수가협상이 진행됐지만, 코로나19를 원인으로 반쪽짜리 결과로 마무리됐다. 보험자(국민건강보험공단), 공급자(의료인), 가입자(국민)의 간극을 좁히기 어려웠던 탓이다. 

    보험자는 코로나19 사태, 문재인케어 시행 등으로 소요되는 건강보험 재정이 부담스러웠고 가입자는 경제위기로 인해 올라가는 보험료를 우려했다. 공급자는 감염병 창궐로 인한 손실이 막대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적 배려‘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조율점을 찾지 못했다.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보험자가 제시한 수가 인상 폭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결렬을 선언했다. 의료계 전체가 협상 수치를 받아들이지 못한 셈이다.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조산협회는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계약을 체결했다.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약단체와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마무리했다. 수가협상 체결은 법정 시한인 5월 31일까지인데 이날이 주말인 관계로 협상 최종일이 미뤄졌다. 

    수가협상 결과, 2021년도 평균인상률은 1.99%, 추가소요재정 약 9416억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내년도 진찰료 등 수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9416억원을 공급자단체별로 배분하는 구조다. 

    수가협상의 공식적 이름은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이다. 여기서 환산지수는 각 단체별로 고정적으로 정해지는 값으로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각 행위에 매겨진 값)의 합으로 의료수가가 설정된다. 

    ◆ 공급자들 “코로나19 상황 반영되지 않았다”  

    모든 유형 중 가장 큰 범위를 병원협회는 보험자로부터 전년대비 수가 인상률 1.6%를 제시받았다. 9416억원 중 4208억원을 차지하는 수준이지만 코로나19 대응에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병원협회 측은 “병원의 경영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중소병원의 어려움이 수가협상에 반영돼야 한다. 특히 2차 재유행을 대비해 병원계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수가인상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로 병원협회는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의사협회 역시 수가 인상률 2.4%인 2925억원을 제시받았지만, 협상장에서 퇴장했다. 

    의사협회 측은 “코로나19를 반영하지 않은 협상 수치였다. 협상의 완성을 위해 노력했지만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치과의사협회는 보험자로부터 수가 인상률 1.5%, 469억원 수준을 통보받았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치과의사협회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손실은 막대하고 방역에 대한 비용이 올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가 인상이 필요했다”며 결렬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3개의 주요 단체가 연달아 협상결렬을 선언하면서 2021년 수가협상은 반쪽짜리 협상으로 전락했다. 이들의 최종 인상률 수치는 6월 중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다. 

    일부 페널티가 예상되지만 수가협상 과정에서의 불만을 결렬로 선언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이밖에 ▲한의사협회- 수가 인상률 2.9%, 697억원 ▲약사회- 3.3%, 1097억원 ▲조산협회- 3.8%, 0.2억원 ▲ 보건기관 2.8%, 20억원 등은 최종 계약에 서명했다. 


  • ▲ 2021년도 유형별 인상률 및 추가 소요재정 현황. ⓒ국민건강보험공단
    ▲ 2021년도 유형별 인상률 및 추가 소요재정 현황. ⓒ국민건강보험공단
    ◆ 보험자 “간극 차 좁히지 못해 아쉬워”

    보험자인 건보공단은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건강보험 재정상황, 가입자의 보험료부담능력, 진료비 증가율 등을 고려해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제시된 소요재정(밴드) 범위 내에서 협상을 추진했다.  

    하지만 올해 협상에서는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및 경영악화 등을 근거로 정책적 배려를 기대한 공급자 단체와 자영업자 등 경제위기로 보험료 인상을 부담스러워하는 가입자 단체와의 간극이 컸다.

    2일 강청희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급여상임이사)은 “가입자‧공급자 간 의견차이 해소와 설득을 위해 여러 차례 만남과 협의과정을 거쳤으나, 코로나19 일선에 서 있는 병원‧의원 그리고 치과가 결렬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공단은 양면협상을 통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임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최선의 결과로 받아들이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향후 환산지수 연구 등 수가제도 관련 전반적 사항에 대하여 가입자‧공급자‧학계, 정부 및 공단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여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요양급여비용 계약 발전방안을 만들어 내고 싶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건보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가 심의·의결한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를 6월 5일 개최되는 건정심에 보고 할 예정이다.

    건정심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결렬된 병원,의원,치과의 환산지수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6월 중 의결하고 이후 복지부장관이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명세를 고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