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연속 내수 판매 1만대 넘어10만대 기대감 커져스위스 법인 설립, 유럽·중국 진출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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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만 대 고지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몇 년간의 실적 정체를 거쳐 다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신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내수 시장을 대부분 장악한 데 이어 유럽 등으로도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특히 ‘구조적 성장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2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3만5571대 팔렸다. 지난해 동기(2만7862대) 대비 27.6% 뛰었다. 지난 한 해 판매대수(5만6801대)와 비교하면 62.6%에 달하는 셈이다.2015년 11월 독립 출범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월 판매는 1만 대를 넘어섰다. 지난 4월과 5월 각각 1만217대, 1만2960대를 기록했다.특히 4년 넘게 이어진 이른바 ‘실적 박스권’ 굴레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제네시스는 내수 시장에서 늘 판매대수 5~6만 대 수준에 갇혀 있었다. 연도별로는 2015년 9159대, 2016년 6만6278대, 2017년 5만6616대, 2018년 6만1345대, 2019년 5만6801대다.그러나 올해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역대급’ 흥행은 GV80이 끌고 신형 G80이 밀었다. 첫 번째 SUV인 GV80은 고급 세단 중심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누적 판매 대수는 1만3279대에 달한다.무엇보다 제네시스에 대한 인식을 확 바꿔놨다는 평가다. 젊은 층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내 잠재적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기도 했다.여기에 신형 G80은 고급 세단을 찾는 수요를 대거 흡수했다. 출시 이래 1만1744대 팔려 나갔다. 7년 만에 바뀐 신형 G80은 제네시스의 계보를 잇는 세단으로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제네시스라는 이름을 붙인 1세대(BH) 뒤를 이어 나오는 ‘순수 혈통’이기 때문이다.출시 하루 만에 2만2000대의 주문이 들어오는 등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했다. 주문이 밀려 출고 대기 기간만 6개월이 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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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제네시스는 내수 시장의 성공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현대차는 지난 3월 제네시스 스위스 법인(GMCH)을 설립하고 계열사로 편입했다. 미국과 중국(상하이), 유럽(독일), 영국에 이은 다섯 번째다.유럽 법인은 최근 애스턴마틴의 영업을 책임졌던 엔리케 로렌자나를 영업총괄 책임자로 선임하는 등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뿐 아니라 중국에서 현지 마케팅에 뛰어들 채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미국 시장에선 올여름 GV80 투입을 앞두고 있다. 이미 사전예약 건수는 4개월 만에 1만 건을 넘어섰다. 현지 판매 가격은 가솔린(휘발유) 기준 4만8900달러(약 5900만원)부터다.‘신차 효과’에 제네시스는 201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올해 사상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에는 2018년(1만311대)보다 105.9% 증가한 2만1233대를 팔았다.이달 중에는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지구에 ‘제네시스 스튜디오’가 들어선다. 제네시스 홍보 전시관이 미국에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회사 측은 “올해 전 세계 판매 목표는 11만6000대로 잡았다”며 “향후 중형 SUV인 GV70과 전기차 등 총 6종의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현재 미국, 캐나다, 러시아, 중동, 호주 시장에 상륙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