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요구불예금 432조6882억원, 전월比 3%↑예‧적금 0%대, 신뢰바닥 사모펀드, 규제에 막힌 부동산 증시에 기웃, 투자예탁금 63%↑‧빚낸 주식투자 10조원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고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돈 풀기를 단행하면서 대기상태에 머무는 시중 부동자금 증가세가 가파르다. 채권을 제외한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갈 곳을 잃은 부동자금은 결국 증시로 흘러갈 것이란 관측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5월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을 보면 432조6882억원으로 전월 대비 3%(12조8054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이 133조8347억원으로 전달 131조7213억원보다 2조1134억원(1.6%) 늘었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4조4000억원 늘어 93조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전달에 비해 각각 1조4759억원, 4조8161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합한 전체 금융권 부동자금은 110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요구불 예금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대표적 부동자금으로 예‧적금 등 통장을 깬 후에도 갈 곳을 잃은 돈이 담긴다. 이자가 거의 없음에도 요구불예금에 돈이 몰린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의미다.

    은행들은 부동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정기 예‧적금 금리가 0%대로 내려앉으면서 투자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정부 규제 강화로 투자처로 각광받지 못하고 있다. 사모펀드 시장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원금손실과 라임자산운용의 펀드환매중단까지 겹치면서 배신감을 느낀 투자자들의 시중자금을 빨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두 달여 만에 10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예탁했다가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8일 기준 44조5794억원으로 지난해 말(27조3384억원)보다 63%나 뛰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금리인하를 겪으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성은 주식시장이나 장기채권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