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판매 4252대10대 중 9대 이상은 '모델 3'… 한국만 고가 전략정부 800만+지자체 보조금 1000만원 '독식'
  • ▲ 테슬라 슈퍼차저 스테이션 ⓒ뉴데일리
    ▲ 테슬라 슈퍼차저 스테이션 ⓒ뉴데일리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지 3년여 만에 쾌속 질주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장점으로 내세운 세단 ‘모델 3’를 출시한 이후 판매가 급증했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게 적중했다는 평가다.

    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월부터 5개월 동안 4252대를 팔았다. 지난해 동기(301대)와 비교해 1312.6% 급증했다.

    폭발적 성장을 가능케 한 것은 단연 모델 3였다. 올 들어 누적 판매대수는 4027대에 달한다. 팔리는 테슬라 10대 중 9대 이상이 모델 3인 셈이다. 같은 기간 모델 S와 X는 각각 105대, 120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모델 3는 지난 3월 2415대 팔려 나가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내연기관 위주였던 판매 순위에서 전기차가 정상을 차지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는 그동안 찻잔 속 태풍에 그쳤던 테슬라의 돌풍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짝 질주가 아닌 구조적인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어서다.

    모델 3의 누적 판매대수(4027대)는 수입차 시장 절대 강자인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4141대)과 불과 114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교과서로 불리는 폭스바겐 티구안(3995대)을 제친 것도 눈에 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우한폐렴) 여파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공장이 한 달 반가량 가동을 멈췄었다”며 “다음달부터는 출고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델 3는 유일한 중형 세단형 전기차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다른 전기차는 대부분 차급이 낮은 소형이거나 SUV 위주다.

    이와 함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도 트림(세부 모델)별로 352~446㎞에 달한다. 정부 보조금 800만원에 최대 1000만원인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는 경우 구매의 문턱도 낮다. 서울 기준으로 보면 총 1250만원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이 밖에 말 그대로 ‘글로벌 센세이션’을 일으킨 테슬라의 본원적 경쟁력도 강하다. 실제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하남에 첫 매장을 열었을 당시 시승 예약은 수천 건에 달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 ▲ 모델 3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 모델 3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다만 최근 들어서는 판매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점점 커지며 국내 소비자를 차별했다는 비판에 휩싸이고 있다. 

    테슬라는 미국 시장에서 모델 3를 250만원가량 인하했다. 이뿐 아니라 중국 시장에선 보조금 지급 기준인 30만위안(약 5100만원) 아래에 맞추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내린 바 있다. 반면 한국 시장의 경우 5369만~7369만원으로 변동이 없다.

    세금에서 나온 보조금을 테슬라가 독식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테슬라가 올 한 해 1만 대를 판매하면 정부 보조금만 단순 계산해도 최소 800억원(모델 3·롱 레인지 기준)을 챙기게 된다.

    배충식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자동차 기술 및 정책 개발 로드맵 발표회’에서  “2030년까지 보조금, 세제 혜택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면 53조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테슬라는 올해 보조금만 1000억원을 받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보조금 논란은 다각도로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문제”라며 “국내 완성차 업체 역시 해외 시장에서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되는 만큼 무역 등 산업 전반으로 관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