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마켓컬리, 상품 수나 출하 시간 집중으로 자동화 힘들어SSG닷컴 80% 물류공정 자동화…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 낮아코로나19로부터 높은 안전성… SSG닷컴 반사이익 기대감
  • ▲ SSG닷컴 김포 물류센터 '네오003'. ⓒSSG닷컴
    ▲ SSG닷컴 김포 물류센터 '네오003'. ⓒSSG닷컴
    최근 새벽배송 시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는 중이다. 그동안 새벽배송을 경쟁력으로 들고 나왔던 쿠팡과 마켓컬리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고스란히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는 물류센터 내 코로나19 확진자의 발생이 가장 큰 변수가 됐지만 물류센터의 고도화 여부가 기저에 깔려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자동화 공정이 많은 SSG닷컴의 물류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사람 손을 거쳐야하는 쿠팡, 마켓컬리의 노동집약적 공정보다 코로나19 확산에 안전했다는 평가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과 쿠팡, 마켓컬리는 모두 물류센터를 통한 ‘배송’에 초점을 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세부 내용은 크게 다르다. 

    통상 물류센터는 상품 이동 경로에 따라 집하→풀기(Unpacking)→분류→보관→집품(Picking)→포장→출하 순서로 이뤄지게 된다. 이중 풀기나 출하는 모두 비슷하다. 기계가 대신할 수 없어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것. 하지만 분류, 집품, 포장단계는 각사의 차이가 크다. 사업의 형태 차이가 큰 탓이다. 

    이는 물류센터의 자동화 여부를 좌우하는 요인이 됐다. 

    쿠팡은 상품 수만 500만개가 넘고 하루에 300만개 이상 출고된다. 상품 종류가 많고 크기가 다양하기 때문에 규격화가 힘든 한계가 있다. 당연히 자동화 공정의 도입도 어렵다. 입고와 분류, 집품, 포장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게 된 이유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가 많아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코로나19 집단 확진이 발생한 것도 이런 환경의 영향이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는 1600여명이 근무 중이다.

    마켓컬리는 대부분의 상품이 식품이라 크기와 종류면에서 일정하지만 새벽배송에 집중된 것이 자동화의 걸림돌이 됐다. 하루 종일 긴 시간을 일정하게 진행하는 자동화 시스템보다는 짧은 시간에 집중하는 방식이 더 유리한 환경인 것이다. 

    반면 SSG닷컴은 식품 비중이 높고 상품 수도 2만개에 불과해 형태와 크기가 한정돼 있다. SSG닷컴이 자동화 설비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SSG닷컴의 김포 물류센터는 집하와 풀기 과정을 거친 이후에는 완전 자동화돼 있다. 전체 공정의 80% 이상을 인력 없이 처리가능해진 것이다. 

    이 차이는 안정적인 물류센터의 운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동시간대 근무자도 300명에 불과하고 근무자간 거리도 넓은 편인데다 무엇보다 쿠팡, 마켓컬리와 달리 근무자들이 이동할 일이 거의 없다. 

    SSG닷컴 측은 “현재 물류센터 내 단기근로자는 아예 없다”며 “필요한 용품도 개인별로 지급돼 개인이 사용하는 구조로 만에 하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도 전파될 위험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자동화 과정에서 빠른 잡하-출하와 상품을 직접 생산하기에 이르는 공정의 도입은 앞으로도 경쟁사에서 따라오기 힘든 강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SSG닷컴 김포 물류센터에 도입된 자동화 설비 ‘네오003’은 시간당 2400개, 1.6초당 한 박스의 마감이 가능해졌다. 심지어 물류센터 내 베이킹센터를 만들어 빵을 직접 생산, 배송된다는 점에서 자동화 시스템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쿠팡과 마켓컬리의 물류센터는 동일규모 SSG닷컴보다 인력이 3~4배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류센터 안에 집합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S닷컴 역시 감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한달 정도 지나도 특별한 이상이 없을 경우 반사이익 기대감을 높여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