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KB·교보·유진·신영·KTB·카카오페이증권 등 투톱 경영 체제분야별 전문성 강화하고 효율적 의사결정으로 시너지 UP급변하는 영업환경 속 유연한 대응 가능해 트렌드 이어질 것
  •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경영을 위한 '각자 대표' 체제가 증권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KB증권·교보증권·유진투자증권·신영증권·KTB투자증권·카카오페이증권 등 초대형IB는 물론 중소형사들에 이르기까지 각자 대표체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달부터 기존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 단독 대표 체제에서 유창수·고경모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회사의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경영의 전문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유창수 대표는 유진금융그룹 계열사인 투자·자산운용·선물 등을 비롯해 미래전략 수립 등 큰 틀에서 전략을 총괄한다. 경영전략 본부장을 역임한 고경모 부사장은 리스크 관리, 영업 등 전반적인 유진투자증권의 경영을 진두지휘한다.

    앞서 교보증권도 지난 2월 각자 대표 체제를 도입했다. 2008년부터 김해준 단독 대표 체제를 이어온 교보증권은 12년간 이어진 단독 대표 체제에서 박봉권 교보생명 부사장을 선임해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박 대표는 자산관리(WM)에서, 김 대표는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다.

    올해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도 각자 대표 체제로 증권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대홍 대표를 새로 선임하면서 전체 경영 총괄과 신설된 리테일 사업 부문을 맡도록 했고, IB 부문은 기존 바로투자증권 출신 윤기정 대표가 그대로 맡아 협력을 강화했다.

    초대형IB인 미래에셋대우, KB증권도 일찌감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6년 말 통합 법인으로 출범하면서 만든 최현만 수석부회장·조웅기 부회장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현만 부회장은 경영혁신·글로벌·디지털 부문 등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조웅기 부회장은 IB·트레이딩·홀세일 등을 도맡고 있다.

    KB증권은 합병증권사가 탄생한 2017년부터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현재까지 투톱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IB 부문 전문가인 김성현 대표와 WM 전문가인 박정림 대표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외 KTB투자증권과 신영증권도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KTB투자증권의 이병철 부회장은 KTB그룹 전체 총괄을, 최석종 대표는 증권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원종석·신요환 투톱체제인 신영증권은 오는 19일 정기주총에서 IB 부문 전문가인 황성엽 사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해 원종석 부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각자대표 체제를 택하는 이유는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각자 대표 체제는 복수의 대표가 서로 다른 분야를 나눠 총괄한다. 때문에 두 명의 대표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특정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공동 대표 체제와는 달리 다른 대표의 동의 없이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특히나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업환경에서 각자 대표가 전문 분야에 역점을 두고 경영함으로써 신속하고 전문인 대응이 가능해진다. 증권업계의 각자 대표 체제 전환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각자 대표 체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체계"라면서 "증권사의 사업이 세분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지휘하는 대표도 전문성이 필요하다. 사업 부문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각자 대표 체제를 선택하는 회사들이 앞으로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