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등 중국업체 '플렉서블 OLED' 증설2022년 삼성전자·LG전자 추월 전망 쏟아져LCD 선례 밟지 않으려면 '압도적 기술 차별화' 절실
  • ▲ 자료사진. ⓒBOE
    ▲ 자료사진. ⓒBOE
    중국의 OLED 굴기가 매섭다. LCD를 장악한 중국 패널업체들이 중소형 OLED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OLED에서도 조만간 한국 기업들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올해 충칭 B12, 내년 푸칭 B15에 각각 월 4만8000장 규모에 달하는 OLED 신공장을 추가 증설 중이다.

    BOE는 이미 청두 B7, 멘양 B11에 월 9만6000장 규모의 6세대 플렉서블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한 만큼, 현재 증설 중인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 6세대 플렉서블 OLED 생산능력은 월 19만2000장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은 BOE를 필두로 CSOT, 티안마, 비전옥스 등 주요 패널업체들이 OLED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의 플렉서블 OLED 생산능력은 2022년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BOE는 지난해 OLED 패널을 화웨이에만 집중 공급했던 것으로 파악되지만, 지난 5월 출시된 'LG 벨벳'에 탑재되기 시작했고 내년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신제품 일부에도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등 전방시장의 수요 둔화 속에서도 6세대 플렉서블 OLED 증설 투자를 기존 계획 대비 큰 변동없이 진행하고 있다. 정부 지원을 통해 LCD 시장을 장악한 것을 OLED 시장에서도 재현하려는 모습이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패널업체들의 공격적 증설로 내년 말 기준 양산 체제를 갖춘 글로벌 6세대 플렉서블 OLED 인풋 캐파는 월 38만2000장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이 중 중국 업체들의 캐파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합을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은 현재 LG디스플레이가 독점 생산하고 있는 TV용 OLED 패널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HKC는 오는 2022년부터 OLED TV 패널 생산 라인 가동을 목표로 320억위안을 투자해 8.6세대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CSOT도 최근 중카이 첨단기술산업단지에서 11세대 OLED 생산라인과 8.5세대 모듈 라인을 건설하는 상량식을 열면서 시장 진입 준비를 공식화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이 OLED 시장을 중국에 뺏기지 않으려면 압도적인 기술 차별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 폴더블, IT 등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중소형 OLED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다양한 신기술 개발을 통해 고객사들을 유인해 적용 제품군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가동률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업체들은 LCD에 이어 한국이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OLED 분야에서도 핵심 인력 빼가기를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 유명 채용 사이트에 해외 디스플레이업체가 '대면적 OLED 관련 전문가'를 채용한다는 공고문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공고에 따르면 근무지는 중국이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패널업체가 국내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한국 기술진 스카우트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한국 우수 인력에게 많게는 3배 이상의 연봉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에는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이 중국 반도체 기업 '에스윈' 부회장(부총경리)으로 간다는 소식에 기술·인력 유출이 또 다시 논란거리가 됐다. 에스윈은 왕둥성 전 BOE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OLED 구동칩 설계와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결국 장 전 사장은 중국행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