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L당 15.8㎞ 미달, 세제혜택 못 받아 더 뉴 싼타페도 하이브리드 제외정공법 택한 현대·기아차… 방안 마련에 총력
  • ▲ 현대자동차가 오는 30일 선보일 예정인 더 뉴 싼타페 ⓒ현대차
    ▲ 현대자동차가 오는 30일 선보일 예정인 더 뉴 싼타페 ⓒ현대차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를 두고 현대·기아자동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식 판매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결 방안이 답보 상태에 있어서다. 자칫 잘못하면 대기 수요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30일 선보일 더 뉴 싼타페에 2.2L 디젤(경유) 엔진을 장착한다. 2.5L 가솔린(휘발유) 엔진을 얹은 더 뉴 싼타페는 하반기 중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하이브리드 도입은 이미 내년으로 미뤄진 분위기다. 발목을 잡은 것은 정부의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이다. 정부 고시인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요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1000~1600㏄ 엔진을 장착한 친환경차가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연비가 L당 15.8㎞를 넘어야 한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차 SUV에 들어갈 하이브리드는 1598㏄ 엔진에 전기 모터를 달아 연비가 L당 15.3㎞에 그쳤다. 더 뉴 싼타페와 엔진 및 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를 공유하는 기아차 쏘렌토는 지난 2월 당시 세제 혜택 기준에 미치지 못해 판매가 4개월이 넘도록 중단된 상태다.

    현대·기아차 관련 부품업체 한 관계자는 “연비를 최소 L당 0.5㎞를 올려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기존 엔진 설계를 바꾸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일부를 손봐서 출시하는 경우 안전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흡기 엔진을 넣자니 몸집 대비 최고 출력 등 주행 성능이 부족해 안 맞는 실정”이라면서 “외관상 고인치 휠은 포기할 수 없어 현대·기아차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규정을 고치는 방안은 특혜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사실상 어렵다. 결국 연비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인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입장에선 수입차가 독점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SUV 시장 진출이 1년가량 미뤄지는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중형급 하이브리드 SUV를 내놓은 곳은 아직 없다.

    특히 내부 공간이 넓으면서도 연비가 좋은 쏘렌토 및 더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다.

    실제 쏘렌토는 사전 계약 첫날 하이브리드 모델 계약 비중이 64.0%(1만2200대)에 달했다. 이 밖에 더 뉴 싼타페가 정부의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인 15.8㎞/L를 맞출 것이란 기대감도 많았다.

    일각에서는 기아차가 다음달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다시 출시한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다만 하이브리드 배터리 생산 능력과 기존 사전 계약 분 등을 감안하면 연내 정식 판매는 불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회사 관계자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출시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 SUV에 관한 여러 가지 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 지난 2월 출시된 기아자동차 쏘렌토 ⓒ기아차
    ▲ 지난 2월 출시된 기아자동차 쏘렌토 ⓒ기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