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 시 500㎞ 주행… E-GMP 개발 마무리 단계"내연기관차 개조 아닌 새로운 전기차"이르면 내달 초 생산설비 구축 나설 듯
-
현대자동차가 ‘진짜 전기차 시대’를 열기 위해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다. 그동안 기존 내연기관차를 개조하는 데 그쳤다면, 내년부터 지금껏 만나본 적 없는 새로운 전기차를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개발이 사살상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에 달하고 급속 충전기로 15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하는 기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초 E-GMP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기차(코드명 NE)를 출시한다.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하기 앞서 이르면 다음 달 첫째 주 공장이 일제히 휴무에 들어가는 기간 생산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을 위한 라인 교체, 정비에 1주일 이상이 걸린다”며 “늦어도 3분기(7~9월) 중 준비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NE가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손본 것이 아니라 전용 플랫폼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최초다. 이 경우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평평하게 깔고 엔진 등 동력 장치를 넣지 않아 실내 공간을 극대화할 수 있다.외관은 현대차가 지난해 8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45’와 비슷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시작을 알린 1974년 포니 쿠페를 재해석해내 NE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정 수석부회장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잇달아 회동한 것도 E-GMP 개발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
현대차는 내년부터 E-GMP를 기반으로 한 NE 출시에 뒤이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전기차, 신형 G80 전기차 등을 차례로 내놓는다.배터리 공급 업체로는 LG화학을 선정했다. 엔진 대신 전기모터를 단 신형 G80의 경우 공급자로 SK이노베이션을 낙점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선보일 전기차 차종별로 공급 업체는 달라진다”고 덧붙였다.그동안 현대차는 LG화학 배터리를 주로 탑재했으며, 기아차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많이 써 왔다.현대차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로 생긴 위기를 딛고 ‘퀀텀점프(대도약)’해 미래차 시장 주도권을 거머쥘 기회라는 판단에서다.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GMP 개발로 전기차 수익성이 급격하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현대차-제네시스의 ‘투 트랙’ 전략에 힘입어 전기차 출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전기차로 개발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1∼3월) 총 2만4116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 폭스바겐그룹 등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현대차는 2025년까지 16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생산 규모를 56만대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