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가장 먼저 나왔지만… 현대HCN에 밀려몸값 낮추기 위한 IHQ 분리 매각 등 '제자리걸음'CJ ENM과 콘텐츠 사용료 놓고 '평행선'… '블랙아웃' 우려도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딜라이브가 최근 여러모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유료방송 M&A 시장서 비교적 먼저 매물로 나왔지만 최근 경쟁사들 이슈에 밀려 매물 집중력이 하락, 인수가 가장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CJ ENM과 콘텐츠 사용료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사상 초유의 블랙아웃(채널송출 중단) 사태를 겪을까 노심초사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는 매각주관사인 '메릴린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통해 원매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를 접수 중이다.

    딜라이브는 예비입찰 등의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본계약 협상 돌입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을 최우선으로, 절차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공개매각 중인 현대HCN 예비입찰에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스카이라이프가 모두 나서는 등 입찰 흥행이 일자, 딜라이브 M&A 건이 사실상 뒤로 밀리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는 15일 현대HCN 본입찰 등록이 마감돼 오히려 딜라이브보다 먼저 팔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케이블TV 업계 4위의 CMB까지 M&A 착수를 공식화한 상황. 딜라이브보다 시장 점유율이 낮아 인수가가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매자들에게 부담이 덜한 상황이다.

    특히 현대HCN 혹은 CMB가 KT 계열군에 매각될 경우, 이통사들이 대형 MSO M&A를 마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딜라이브 M&A를 놓고 잠시 숨고르기에 돌입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당초 KT가 딜라이브의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으나,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에 나서자 매각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내부적으로 일고 있는 분위기다.

    딜라이브 계열사인 IHQ 분리 매각 건이 제자리걸음인 점도 원매자들의 부담을 크게 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자사 전체 몸값을 낮추기 위해 자회사이자 MPP인 IHQ의 분리 매각을 적극 검토 중이다. 딜라이브가 지난 2월 손자회사이자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약 30%를 매각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딜라이브의 전체 매각가는 9000억원 안팎으로, IHQ 분리 매각가는 4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아울러 콘텐츠 사용료 문제를 놓고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CJ ENM과 지속된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어, 채널송출 중단 사태의 첫 기업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CJ ENM은 딜라이브에 콘텐츠 사용료 20% 인상을 요구했으나 딜라이브를 포함한 일부 사업자들이 반발하자 오는 17일 tvN과 OCN, 엠넷 등 총 13개 채널에 대한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딜라이브는 과기정통부의 중재로 지난 9일 CJ ENM과 만나 다시금 콘텐츠 사용료 합의에 나섰지만, 절충안을 찾지 못했다.

    양사는 협상을 지속할 것이란 입장이나, 서로 요구안이 상이해 오는 17일까지 접점을 찾을지에 고객들은 의구심을 표하는 눈치다.

    만약 합의가 최종 불발될 경우 약 200만의 딜라이브 가입자들은 방송업계 초유의 블랙아웃 첫 피해자로 남는다. 일각에선 중재에 나선 과기정통부의 행정력을 문제 삼는 여론도 적지 않지만, 딜라이브도 그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가 경쟁사들에 밀려 빠른 M&A가 성사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CJ ENM과 콘텐츠 사용료 문제까지 겹치며 여러모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며 "딜라이브가 어떤 묘수로 관련 어려움을 타파할 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고 말했다.